[e월드]일본-반도체업계 생존대책 마련

 일본 반도체업계는 세계 반도체업계 재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을 좌지우지했던 일본 업체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며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따라 각사는 살아남기 위한 대책 강구에 적극 나서면서 세계 반도체업계의 눈과 귀를 모으는 뉴스 메이커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일본 반도체업계 재편이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될지 최근 일본측의 움직임을 정리해본다.

 ◇마쓰시타의 시스템LSI 투자 확대=마쓰시타전기산업은 올해 반도체부문 설비투자액을 상향 수정했다. 불황기에 몸을 낮추기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이를 타개해 나가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당초 계획됐던 520억엔(약 5200억원)에서 100억엔을 늘린 620억엔을 투자할 방침이다.

 마쓰시타는 회로 배선폭 0.13㎛인 시스템LSI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응해 이를 집중 특화해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스템LSI는 배선폭 0.25∼0.18㎛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마쓰시타는 0.13㎛ 제품을 ‘전략적 LSI’로 키운다는 방침에 따라 니가타에 신설한 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시스템LSI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 7월 과거 최대 수준의 수주를 달성하고 4∼9월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7∼18% 늘어나는 등 올해 작년대비 21% 늘어난 4000억엔대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뭉치는 일본 D램업체=미쓰비시전기와 엘피다메모리는 최근 내년 3월에 미쓰비시전기의 D램사업을 엘피다에 양도한다고 정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본내 범용 D램 메이커는 엘피다 한개로 집약된다. 엘피다는 NEC와 히타치제작소가 50%씩 투자해 설립, D램 사업을 통합한 업체다. 또한 엘피다는 대만의 파워칩세미콘덕터(PSC)에 D램 생산의 일부를 위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편 엘피다에 대한 출자 여부에 대해 미쓰비시전기의 쓰카모토 메모리사업총괄부장은 “미쓰비시는 엘피다에 출자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명확히했다. 반면 PSC의 프랭크 후앙 회장은 “현시점에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만 D램에서 세계 톱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하다면 자금 조달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일본 업체들의 제휴 관계=메모리 분야에서는 결국 NEC, 히타치, 미쓰비시가 내년 3월까지 D램을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바와 NEC는 신형 램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스템LSI 분야에서는 도시바와 후지쯔가 포괄적 제휴관계에 있다. 또한 히타치와 미쓰비시가 내년 4월 르네상스테크놀로지를 공동으로 설립해 사업을 통합할 예정이다. NEC는 올 11월에 시스템LSI 부문을 본사에서 떼어내 NEC엘렉트로닉이라는 자회사를 신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