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허치슨 3G서비스 개시...보다폰 등 위협

보다폰을 포함한 영국 이동전화사들의 새로운 경쟁사인 허치슨왐포아의 새로운 초고속 무선서비스의 첫 시작은 성공과 실패에 대한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빈약한 네트워크 서비스 지역(커버리지)과 단말기 장애는 새로운 시스템 이미지를 흐리게 하지만 내년에 서비스 개시를 예정하고 있는 보다폰·MMO2·오렌지SA·T모바일 등의 입지를 좁힐 것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연기해 왔다.

 투자가들은 시장점유율을 장악하기 위해 4개의 경쟁사들이 보다 많이 투자함으로써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다폰과 MMO2 주식을 포함한 유가증권 중 15억유로(14억7000만달러)를 관리하는 글래스고에 있는 브리태닉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거릿 맥러넌은 “일단 이동전화사가 가격을 내린다면 다시는 가격을 올릴 수 없다”며 “이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보다폰의 앞날을 우려했다.

 허치슨은 유럽과 홍콩에서의 이동통신사업을 위해 167억달러를 투자하며 통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양 지역은 유니버설 모바일 텔레커뮤니케이션 시스템(UMTS)을 사용하고 있다. 허치슨은 1000개의 UMTS 휴대폰을 배포했는데 이들은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시행되는 시범서비스에 활용된다. 허치슨왐포아의 대변인 매트 피콕은 “연말까지 10만대의 UMTS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에 보다 빠른 무선서비스 라이선스권을 획득하기 위해 유럽 휴대폰업체들이 쏟아부은 돈만해도 100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영국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영국 휴대폰업체들은 이러한 기술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려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을 회수하길 원하고 있다. 올해의 가입자 성장이 작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만큼 느린 성장을 보이고 있는 보다폰은 유럽에서 연말에 새로운 무선시스템을 시험하고 2003년에는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할 방침이다. 세계적 이동통신회사인 보다폰은 현재의 1억400만명에 달하는 고객들로부터 매출을 최대한 올리려고 작정하고 있다.

 이처럼 허치슨의 경쟁자들은 이제 허치슨의 유럽진출로 인해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긴장하고 있다. 보다폰 대변인 보비 리치는 “우리들의 노력은 시장점유율을 증가시키고 소비자들을 유지하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MMO2도 허치슨의 공세에 맞서 지난 12월부터 섬지역인 ‘맨(man)’에서 빠른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유럽 전화사들의 주가는 단말기 부족 탓으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연할 뿐 아니라 사업권 획득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바람에 부채가 쌓여 자꾸 하락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00년 4월 5개의 사업권 경매로 인해 225억파운드(350억 달러)를 거둬들인 이래 UMTS를 허가하는 첫번째 유럽국가가 됐다.

 허치슨의 3세대 영국회사는 홍콩의 갑부 리카싱이 대주주인데 그는 65%의 주식을 갖고 있다. 또 NTT도코모도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허치슨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3세대 이동통신의 전반적 개념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다이와증권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엔크는 밝혔다. 오는 2003년 말이나 2004년 초경 영국에 이어 독일에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T모바일의 대변인 엘라니 데베레스는 “만약 허치슨이 성공한다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다른 회사들을 격려하는 격”이라며 “하지만 허치슨은 모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휴대폰 서비스시장에서의 아시아 최대 투자사인 허치슨은 영국·이탈리아 등 다른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3세대’라는 용어를 사용할 예정이다. 허치슨의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 영국에서 50%의 인구가 서비스를 사용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비율을 80%로 늘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