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이 두려운 이유

 지난 12일부터 엿새간 개막된 ‘제4회 차이나 하이테크 페어/콤넷(ComNet) 선전 2002’는 짧은 경륜 탓에 아직 고유한 성격과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지 못해 백화점식 전시회처럼 다소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일반 관람객의 참관이 너무 많아 바이어 및 업체 관계자들이 원활한 업무상담을 진행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은 것도 행사참가 업체들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중국의 뻗어가는 IT산업 발전을 과시하고 이를 자축하는 축제의 장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차이나 하이테크 페어를 명성있는 국제전시회로 육성하기 위해 선전시와 중국 정부가 기울인 관심과 노력은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전시회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시회 개막식에는 중국의 권력서열 4위인 후진타오를 비롯해 정·관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시간 정도의 성대한 식전행사를 치렀으며 전시회 첫날에만 6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방문, 성황을 이뤘다.

 그 결과 비록 진행은 서툴렀지만 1만1000㎡가 넘는 행사장에는 IT기업 300여개를 포함해 세계 23개국, 2000여개 업체가 참여해 첨단 통신·네트워크 솔루션과 바이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가전기기·생활용품·농업기술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시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참가업체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 4회째인 차이나 하이테크 페어를 명실상부한 국제전시회로 성장시켰다는 것은 중국의 저력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부러움마저 들게 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국제전시회의 중요성을 인식, 이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리도 이제는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에 걸맞은 국제전시회 하나쯤은 대대적으로 육성·발전시켜 세계적인 IT기업들이 꼭 참가하고 싶은 행사자 축제로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전(중국)=엔터프라이즈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