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옥(정보통신부 부산아시안게임 종합상황실장) jojoo@mic.go.kr
37억 아시아인의 축제는 우리나라 이봉주 선수의 마라톤 우승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는 동안 정부와 IT업계는 우리의 첨단 IT기술을 홍보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농촌까지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것을 보고 과연 IT강국은 다르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말은 이번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기간에 우리의 정보화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IT테마투어에 참가했던 외신기자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탄사였다.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부산해저통신국, 정보화 시범마을인 울주군 서생면 민둥마을, 부산대앞의 TTL존, PC방을 둘러보는 IT테마투어는 당초 5회 정도만 계획됐으나 참가자들의 신청이 쇄도해 6회로 연장했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13개국 150여명이 참가해 실제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의 초고속인터넷, 3세대 휴대전화 등을 살펴보고 부러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표시했다.
지난 한일 월드컵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첨단 IT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IT강국 코리아의 이미지를 제고한 바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 IT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정보통신부는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실제적인 우리의 IT 수출 대상국가들이 참여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먼저 부산아시아 경기대회 개막직후인 10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해운대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IT EXPO KOREA 2002 전시회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국내 86개 IT업체가 참여해 IMT2000, 무선랜, 블루투스, PDA, 디지털 TV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IT제품을 집중적으로 전시했는데 국내외 2만4000여명의 관람객이 발붙일 틈 없이 모여들었고 특히 이곳에 설치된 디지털방송관에서는 HDTV로 아시아 경기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의 디지털 방송기술을 아시아 각국에 널리 알리는 촉매 역할을 했다.
그리고 IT관련 국제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했다. 10월 1일과 2일 양일간에 걸쳐 국내외 IT전문가 100여명이 참가한 IT 국제세미나를 개최했으며 10월 3일에는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IT기업 관계자와 한·중 IT 상호협력 간담회를, 일본 IT기업 및 정부 관계자와 한·일 IT협력회의 및 투자설명회를 가졌으며 10월 4일과 5일에는 디지털 방송기술 워크숍을 개최, 이 분야에서의 최신 연구개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아시아 경기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각국의 선수와 임원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부산, 경남지역 우체국 등 589개 초고속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방했으며 8000여대의 휴대폰을 임대 사용하게 하여 교통, 관광, 숙박 정보 외에도 경기일정, 메달집계와 월드컵때 사용권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던 경기실황들을 VOD로 서비스함으로써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선보였다.
그동안 우리 IT산업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해외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월드컵 대회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국가 이미지와 기업 브랜드가 획기적으로 제고되어 세계시장 진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음에 틀림없다. 특히 37억 인구가 밀집돼있는 아시아 시장은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우리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IT분야의 기술교류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IT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장차 도래할 첨단기술을 예측하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세계 IT 표준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민관의 긴밀한 협력과 집중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