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강철보다 단단하면서 두께는 현행 제품보다 훨씬 얇은 휴대폰과 디지털캠코더 등 기능성 금속을 응용한 IT제품이 출시되면서 점화되기 시작한 신소재 채택 열풍으로 전자·통신업계가 후끈거릴 정도라고 한다. 첨단 신소재 상용화가 국산 제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일등상품 개발의 관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T제품에서 촉발된 신소재 채택 열기가 가전제품과 산업용 장비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잘 알다시피 마그네슘(Mg), 리퀴드메탈(liquid metal), 티타늄(Ti) 등 첨단 신소재들은 기존 소재와 격이 다르다. 다른 금속과의 합성을 통해 기능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등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1.5배, 철보다 4.5배 가벼우면서도 플라스틱보다 강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가공성도 뛰어나다.
리퀴드메탈도 예외는 아니다. 강성이 뛰어나면서도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처럼 쉽게 성형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금속소재가 갖는 전자적 장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지난 94년 개발된 이후 군사·의료·산업용 정밀기기 등에 제한적으로 이용됐으나 슬림화·경량화가 관건인 휴대폰·개인휴대단말기(PDA)·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 등 휴대형 전자기기에 꼭 필요한 소재라는 것이다.
우리가 신소재 응용 제품의 출시를 반기면서 채택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다 강하고, 보다 가벼우며, 보다 특성이 우수한 신소재 상용화가 제품 경쟁력 및 산업 체질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활용분야도 무궁무진하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선보이고 있는 휴대폰·노트북·디지털카메라·디지털캠코더 등 전자통신기기는 물론 항공·생명공학·자동차·레저용품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 신소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다방면에서 응용될 신소재가 기업간 경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물론 산업구조의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신소재를 응용한 제품출시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기능면에서 기존 재료들을 압도하고 있는 신소재 상용화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우선적인 과제는 플라스틱·철·알루미늄 등 범용 소재보다 최소 4배에서 최대 50배까지 비싸게 거래되는 신소재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다. 현재 보고마그네슘·리퀴드메탈코리아·티에스엠텍 등 일부 업체가 마그네슘과 리퀴드메탈 상용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채택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 경제성이 있는 티타늄 및 마그네슘 광산이 없기 때문에 거의 모든 원료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료의 국내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기정사실인 만큼 외국 업체와 손을 잡거나 외국의 광산개발에 참여하는 등 원료확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배려도 필요하다. 시장규모가 작아 초기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자금지원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신소재산업 활성화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신소재산업을 포함해 부품·소재산업 육성책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