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제도확정 앞두고 사업자들 분주

 인터넷전화(VoIP) 제도개선안 확정을 일주일여 남기고 사업자간 물밑 전략구상이 분주하다.

 정보통신부는 오는 22일 제도개선안을 확정해 전담반에 참가한 사업자에만 이를 공개, 최종 의견을 모은 뒤 다음달 중순께(13∼15일 예정)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내전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의 영향과 사업자간 역학관계 등을 놓고 기업별로 이해타산 따지기와 전략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존역무와의 분리문제, 사업자간 입장차이가 아직 좁혀지지 않아 막판까지 의견조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관계자들은 “인터넷전화가 기존 시내전화 시장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접속료를 놓고 가입자망을 보유한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간의 이해관계가 부딪치고 있는 반면 향후 차세대네트워크(NGN) 도입시 주된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돼 제도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입장조율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정액제 상품을 놓고 시내전화 시장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KT와 하나로통신은 인터넷전화 도입과 시내전화 사업의 역학관계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이다.

 KT측은 “제도안이 발표되고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인터넷전화 망과 IP전화 단말기 등 제반사항에 대한 점검을 이미 끝낸 단계”라며 “특히 인터넷전화 역무가 별도 역무로 지정될 경우 메가패스와 인터넷전화의 번들(묶어팔기)이 가능해 시내전화 시장 수성에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로통신은 “기존 시내전화 역무에 인터넷전화가 포함된다는 계산으로 시외전화와 국제전화 부문의 기간사업을 신청해 놓았다”며 “인터넷전화가 별도 역무가 되더라도 이에 대한 지배적사업자 지정을 통해 공정경쟁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세통신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신비로·샤크와의 번들을 통해 개인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계획하는 한편 오는 11월 1일부터 본격적인 폰투폰·웹투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데이콤도 기업대상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통해 갖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언제든지 개인용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략이다.

 반면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진행상황을 두고보자’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제도안의 내용에 따른 시장 진출이 성공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SK텔링크의 경우 당초 기간통신사업자 인가를 받아 유선전화에서도 ‘00700’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인터넷전화 제도안 확정을 앞두고 기간사업자 신청을 미루고 있다.

 애니유저넷 등 다른 별정사업자들도 “기간사업자에 접속료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수익성이 낮은 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해 우선은 제도안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