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어리숙한 `귀신사냥꾼`

 샌러펠의 웹 디자이너인 마크 보쿠지는 마침내 닷컴 벤처 하나를 떠올렸다. 그는 이제 마케팅이나 광고를 하지 않고도 자신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잠재 고객들로부터 날마다 온라인으로 몇 건씩 요청을 받곤 한다.

 그의 닷컴회사는 우선 두가지 문제가 있다. 한 가지는 무료로 일한다는 점이고 나머지는 파트너 두 명과 함께 귀신 사냥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한가지 문제를 더 보태면 이들 세 귀신 사냥꾼들은 아직도 실제로 귀신을 잡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본업을 하지 않을 때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베이지역 초자연현상 조사센터(BAPI:Bay Area Paranormal Investigations)의 활동에 대해 논의한다.

 그는 “지금까지 2년 동안 이 일을 해오고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은 한번도 겪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신을 ‘희망에 찬 회의론자’로 소개하면서 “인간의 존재에 육신과 죽음 이상의 무엇이 있는 것으로 믿고 싶다”고 말했다.

 BAPI는 보쿠지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 매혹된 티나 매가티와 스캇 모스보를 만나면서 세웠다. 매가티는 이 일에 매달리지 않을 때는 고위 시 공무원의 비서로 일한다. 모스보는 날씨 기구를 만드는 헤이워드 소재 업체에 관련 기술을 지원한다.

 이들 세 사람은 최근 샌프란시스코만 남쪽 사우스베이의 한 가정에서 일어난 으스스한 사건의 조사를 마쳤다. 익명의 한 여성이 이상한 것들을 보고 들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설명하기 어려운 안개와 구를 보여주는 사진을 보내왔다. 그녀의 개도 이상한 행동을 했다.

 보쿠지는 “이 여성은 믿을 만하게 보였다”면서 “그녀는 꽤 큰 회사의 상당한 직책에 올라 있었는데 겁을 먹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들 세 사람은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뒤 이 여성과 역시 이상한 일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한 친구를 우선 만났다. 이들은 이상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데 만족해하면서 이 집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늘 까다롭게 마련이다. 보쿠지는 낯선 사람의 집에 들어가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인정한다.

 매가티는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휴대폰으로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다른 곳에 남았다. 보쿠지와 모스보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두 명의 다른 귀신 사냥꾼 친구들과 함께 갔다. 이들은 적외선 비디오 카메라와 테이프리코더, 전자기 계측기 등 각종 도구 가방을 챙겨들고 사우스베이에 도착했다. 이들은 귀신이 야행성이라는 점을 고려, 밤 11시까지 방방이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녔다.

 보쿠지는 얼굴에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불행히 아무 것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떤 방법을 사용했으며 찾아낸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에 대한 보고서를 고객에게 제출한 뒤 추가로 귀신 얘기가 있을지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고객이 이동식 집을 뛰어다니는 꼬마 유령이라고 해석했던 소리는 실제로는 마루 밑에 사는 다람쥐 가족이었다.

 이들 귀신 사냥꾼은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일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것일까. 현장 조사를 위한 필름과 배터리 비용만도 수백달러에 달하는 경우가 많은 데 말이다.

 매가티는 “아직은 취미 활동에 불과하다”면서 “어떤 일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데 500∼600달러나 청구할 경우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보도 무언가를 입증할 단계에 들어서면 실비를 받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세 사람은 기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귀신 집에 관한 책이나 비디오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웹 사이트(http://www.bayareaparanormal.com)에 전자상거래 기능을 추가할 작정이다.

 초심리학 전문가들은 BAPI 같은 단체들의 노력을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일축한다. 초자연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퇴마사 로이드 오어바흐는 “상황을 다룰 기술이 없기 때문에 아마추어를 불러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오린다에서 초자연적 현상을 조사하는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오어바흐는 현재 미 전국적인 조직을 출범하기 위해 채비중이다.

 오어바흐는 한 건당 100∼150달러의 비용을 고객에게 부과한다. 그는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BAPI의 귀신 사냥꾼들은 이에 대해 자신들이 하는 일은 ‘사랑의 노동’이라면서 무서운 경험을 한 이들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해봐야 마음이 편치 않을 뿐이라고 털어 놓았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