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리눅스 지원군 몰려온다

 지난 91년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 다니던 학생 리누즈 토발즈가 개발, 일반에 공개한 운용체계 유닉스는 극히 최근까지 제한된 분야 전문가들만 사용하던 제품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무료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가트너는 “이러한 상황이 최근 180도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IBM과 HP 등 컴퓨터와 오라클과 SAP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리눅스를 채택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최근 펴낸 보고서(Linux:What Major IT Vendors Are Doing)를 통해 리눅스 진영에 가담하고 있는 주요 IT업체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IBM=IBM은 2000년 12월부터 데이터베이스용 리눅스 서버 클러스터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인텔 프로세서부터 RISC 프로세서까지, 그리고 핸드헬드 디바이스부터 메인프레임 서버에 이르기까지 IT업계에서 리눅스를 가장 광범위하게 지원하고 있다.

 리눅스에 대한 IBM의 헌신은 컨설팅과 아웃소싱 활동, 그리고 IBM의 4700개 비즈니스 파트너들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지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IBM은 레드햇(Red Hat), 수세(SuSE), 터보리눅스, SCO 및 유니이티드리눅스(UnitedLinux) 등을 포함한 주요 리눅스 배포판을 지원한다.

 이 회사는 다이내믹 웹 솔루션(WebSphere), 데이터베이스 솔루션(DB2 Universal Database), 협업 솔루션(Lotus Domino), 티볼리(Tivoli) 시스템 관리툴 등을 공급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업용 리눅스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서버 제품에 있어 IBM은 i시리즈, p시리즈, x시리즈 및 z시리즈를 포함한 다양한 e서버 제품군을 위해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 리눅스는 컨설팅, 시스템 통합, 아웃소싱 및 유지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IBM의 글로벌 서비스 사업에도 완전 통합됐다.

 IBM은 또 임베디드 시장, 랩톱 및 데스크톱 클라이언트, 그리고 응용서버를 위한 리눅스에도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자사 리눅스 기술연구소(Linux Technology Center)를 주축으로 리눅스와 오픈 소스 개발자들과도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델=델도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파워에지(PowerEdge) 서버 등에 레드햇 리눅스를 기본 설치하고 있다. 2001년 8월 이후 델은 고객 수요 부족을 이유로 자사의 데스크톱PC와 랩톱 전체에 리눅스를 기본으로 설치하는 정책을 폐지했지만 여전히 옵티플렉스 및 디멘션(Dimension) 데스크톱과 인스피론(Inspiron) 노트북의 경우 기업 고객들이 원하면 리눅스를 제공하고 있다.

 델은 최근 레드햇 리눅스를 자사의 전사적 서비스 제공 때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연중 무휴 24시간 서비스와 기술 계정 관리자를 제공하고 있다.

 레드햇이라는 한 가지 리눅스 배포판에만 의존하는 델의 마케팅 전략이 다소 위험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이들간 제휴는 성공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적인 PC업체인 델의 지원을 받는 레드햇은 일약 미국 내에서 리눅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떠올랐다. 또 양사간 제휴로 델도 제품과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델의 리눅스 전략은 주로 다음을 위한 고객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이터베이스 및 금융 시장을 비롯한 유닉스에서 리눅스로의 이전 △IT기반 시설 중에서 비교적 수요가 많은 시장(웹, 인쇄/파일서버 및 방화벽 서버 등) △리눅스 시스템 관리 툴 개발 △선도적 리눅스 공급업체 및 다른 주요 독립 소프트웨어 업체(ISV)와의 제휴 △고성능 컴퓨팅(HPC) 클러스터 등이다.

 델과 레드햇은 또 최근 리눅스 수요에 부응하고 상업적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단체인 ‘원소스연맹(One Source Alliance)’을 구성하는 등 동조세력을 규합하는 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HP=휴렛패커드(HP)는 리눅스 진영과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HP는 또 지난 5월 컴팩을 인수하면서 리눅스 솔루션 시장에서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였다.

 HP는 초기부터 많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의 창립 멤버였고 지금도 여전히 오픈 소스, 오픈 스탠더드, 오픈 프로토콜의 후원회사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HP는 자사 고객들에게 리눅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지원 서비스,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요 리눅스 배포판으로서 레드햇 외에도 수세 및 유나이티드 리눅스(United Linux)에 기반을 둔 배포판을 지원하고 있다. HP와 HP의 핵심 파트너들은 통신 및 기술 컴퓨팅 시장 등 다양한 환경을 충족시키는 리눅스 솔루션을 구축해왔다.

 HP의 프로라이언트(ProLiant) 제품군은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리눅스와 함께 공급되는 서버 중에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HP는 블레이드 서버에서 리눅스를 지원한 최초의 대형 컴퓨터 업체였다. PA-RISC 블레이드(bp2200) 역시 HP-UX를 지원하며, 인텔 블레이드(bc1100)는 윈도를 지원한다.

 HP는 최근 자사의 리눅스 제품군을 더욱 확장해 새로운 아이테니엄-2(Itanium-2) 64비트 칩을 포함시켰다. HP의 새로운 라인업에는 zx2000과 zx6000 워크스테이션 및 리눅스가 사전 설치된 rx2600 및 rx5670 등도 포함됐다.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CA는 다양한 IT 환경에서 리눅스를 구현하기 위해 무려 59종에 달하는 전자상거래(e비즈니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솔루션은 각각 분산된 메인프레임 플랫폼을 포함해 확장된 기업 전반의 인프라, 보안, 정보 및 프로세스를 관리한다.

 CA 리눅스 솔루션은 주로 다음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리눅스 운용 체계 환경 관리를 비롯한 데이터, 응용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보안 유지 △다양한 기업 내에서 리눅스 웹 환경 통합 등이 그것이다.

 또 CA의 통합 플랫폼 리눅스 솔루션에는 네트워크 및 시스템 관리 △작업 관리 △보안 △스토리지 및 정보 관리 △포털 등이 있다.

 ◇SAP=전사적자원관리(ERP)프로그램 업체인 SAP는 현재 컴팩과 델, 후지쯔-지멘스, HP 및 IBM 등의 컴퓨터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AP는 한정된 하드웨어 및 리눅스 배포판만을 인증하고 출시한다. 이런 접근 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하드웨어의 성능시험을 (하드웨어)파트너들에게 맡길 수 있다. △리눅스 커널의 성능 시험도 리눅스 배포업체에서 수행한다. △언어 지원을 확실히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버전에 따라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선은 오랜 동안 자사의 유닉스 솔루션에 자부심을 갖는 외에 이를 바탕으로 저가형 제품과 고급 제품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는 데 주력해왔다. 선은 일찍부터 리눅스 및 x86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눅스 시장에서 뒤쳐진 것으로 인식됐다.

 선은 최근 리눅스 시장이 예상외로 빠른 성장을 보이자 전략을 바꾸어 리눅스 진영에 가담하게 됐다.

 선은 주력 제품인 솔라리스를 리눅스와 호환되도록 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 후 코발트네트웍스(Cobalt Networks)를 2000년 9월에 인수하면서 ISP, 기업 및 교육 기관들이 인터넷 및 웹 호스팅 시스템으로 배치하는 리눅스 플랫폼 기반 응용 서버들을 확보했다.

 마침내 선은 올해 2월 범용 리눅스 서버를 통해 리눅스 운용체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그 후 선은 통신과 임베디드 시장을 모두 겨냥해 리눅스 커뮤니티와의 제휴 확대를 통해 SPARC 시스템에서 리눅스를 기본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