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FBI 컴퓨터 수사실 지역마다 들어선다

 미 전역에서 아동 포르노와 부정부패, 살인사건 등의 실마리를 가상공간에서 찾기 위해 최신 이미지 작업 소프트웨어와 고성능 컴퓨터를 갖춘 컴퓨터 수사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FBI는 최근 멘로파크 덤발튼교 부근 1만2000평방피트의 부지에 300만달러를 투입해 실리콘밸리의 ‘지역컴퓨터수사실’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FBI는 이 수사실 운영요원은 실리콘밸리 중심 지역인 샌타클래라카운티 검찰청과 새너제이 및 팰러앨토 경찰서 그리고 FBI에서 선발된 정예 수사관 15명으로 구성된다고 덧붙였다.

 이 수사실 신설로 샌프란시스코, 샌머테이오, 샌타클래라, 앨러미다 카운티 소속 형사들이 수사와 관련, 디지털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사관들은 압수한 컴퓨터와 디스크를 이 수사실로 갖고 가면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전자우편이나 암호화된 문서 등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저장된 증거자료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FBI는 최근들어 이 같은 컴퓨터 수사실을 미 전역에서 대거 신설했다. 이는 컴퓨터 수사실에서 분석해야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증거들이 급증한 데 따른 대응조치다.

 샌프란시스코 FBI 사령부 책임자이며 특수요원인 마크 머숀은 이번 수사실 신설 배경에 대해 “예전에는 살인 용의자의 편지들을 눈으로 직접 읽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용의자들의 메시지가 전자우편 포맷으로 발전한 상태”라며 “수사당국도 이 같이 급변하는 현실에 맞춰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샌타클래라 카운티 정부도 앞으로 한 달안에 25만달러의 주정부 지원을 받아 6명의 요원으로 운영될 자체 컴퓨터 범죄수사반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 수사반에는 샌타클래라 카운티 검찰청 소속 케네스 로젠블랫이 수사반장으로 임명됐으며 대부분 기능이 FBI의 신설 컴퓨터 수사실과 연계된다.

 현재 지역 컴퓨터 수사실은 샌디에고와 달라스 등 두 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시카고 및 캔자스시티에도 시단위 컴퓨터 과학수사센터가 있다.

 FBI 샌디에이고 지역 과학수사실 랜덜 볼렐리 실장은 “이 곳에서는 수사의 모든 것이 종합된다”며 “요즘 사건들은 이런 저런 방식으로 컴퓨터와 관련돼 하드드라이브 공간과 용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수사관들이 점검해야 할 내용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컴퓨터 증거는 대다수 아동 포르노 사건수사의 핵심을 이루고 있지만 요즘은 투자사기, 강도, 성범죄, 살인, 테러 등 거의 모든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샌머테이오 카운티 컴퓨터 수사담당 검사인 잭 그랜드새어트는 지역컴퓨터수사실 확산에 따라 늘어날 업무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전문교육을 받은 수사관 부족으로 공범이 풀려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에는 타이프라이터 리본을 유심히 조사하곤 했지만 지금은 용의자가 주고받은 전자우편을 먼저 점검한다”며 “때론 전자우편이 암호화돼 내용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데 그러면 중요한 증거를 갖고 있을지 모르는 공범에 대한 정보를 놓치게 된다”고 밝혔다.

 FBI 실리콘밸리 컴퓨터수사실은 지방경찰의 교육장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관들이 컴퓨터 수사실에서 순번에 따라 교육을 받고 원대복귀하게 되면 컴퓨터 수사기법을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샌머테이오 컴퓨터수사실의 경우 경찰은 컴퓨터 파일을 손상시키지 않고 컴퓨터에서 증거를 빼내는 법, 방화벽을 우회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법, 컴퓨터를 못쓰게 만들지 않고 증거를 빼내는 법 등을 익히고 있다.

 FBI는 멘로파크 지역 컴퓨터수사실의 통제권은 설립 2년 뒤 현지 경찰당국에 이관할 예정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