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영국의 경제학자 클라크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산업구조는 1차산업에서 2차산업으로, 2차산업에서 다시 3차산업으로 그 중심이 이동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서비스산업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것은 이를 실증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들어서 IT산업 등 전자상거래 관련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경제의 서비스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의 가장 밀접한 전·후방 연관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IT산업이 최근 3년간 보인 성장속도를 보면 전자상거래가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쉽게 알 수 있다. 1999∼2001년중 평균 경제성장률이 7.7%였던 데 반해 IT산업은 같은 기간에 평균 26.0%의 성장을 보였다. 지난 20세기 오프라인 경제체제 아래서 경제성장의 주도산업이 제조업이었다고 한다면 21세기에는 경제성장의 기관차가 전자상거래 관련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 성장률이 1.7%에 불과했음에도 GDP가 3%대의 성장을 기록한 것은 IT산업 등 전자상거래 관련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OECD도 경기변동에 관한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20세기 후반 들어 경기변동성의 완화 원인으로 IT를 위시한 서비스산업의 비중확대를 든 바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자상거래 관련산업이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통신비나 여가·문화활동비 지출이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전자상거래 관련산업은 불황기에 경기침체를 완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이상 현재 제조업 등에 편중된 금융·세제상의 지원은 전자상거래 관련산업에도 형평성 있게 이뤄져야 마땅하다. 또한 경기침체기에도 고용 흡수력이 높은 IT전문인력의 양성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e비즈니스인력개발센터’와 같은 교육기관이 명실공히 한국의 IT전문인력 양성기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다.
<정득진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djjung@kie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