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노키아 순익 급증 추정치 훌쩍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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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17일(현지시각) 일제히 분기 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업종별로 크게 희비가 엇갈렸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동기에 비해 2배나 되는 막대한 순익을 냈으며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도 예상 외로 큰 순익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세계 최대의 유닉스 서버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실적 악화로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세계 최대의 스토리지 업체인 EMC도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

 MS는 27억3000만달러(주당 50센트)의 순익을 올렸으며 이는 작년 동기 12억8000만달러에 비해 무려 2배가 넘는 것이다. 이 회사는 불과 한달전만해도 주당 42∼43센트의 순익을 예상했었다. 또 기업의 실적을 추적하는 퍼스트콜도 MS의 순익이 43센트가 될 것으로 추정했으며 가장 낙관적으로 본 애널리스트도 46센트를 예상했었다.

 MS의 순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장기사용계약액이 기대 이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매출 역시 77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61억3000만달러는 물론 당초 예상치 70억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MS는 올해 사업연도 실적전망도 상향 조정, 322억∼326억달러의 매출과 1.89∼1.95달러의 주당 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노키아도 6억1000만유로(6억달러)의 순익을 올렸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8600만유로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매출 역시 72억유로(70억달러)에 달해 작년 동기보다 2% 늘어났다. 이같은 실적은 네트워크 사업의 계속되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력인 휴대폰 사업부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실적에는 상당액의 악성채무 손실처리가 포함된 것으로 이를 비롯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의 프로포마(pro forma) 순익은 8억8100만유로에 달하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노키아 측은 휴대폰 경상 이익률이 22.2%에 이르고 판매도 7% 늘어난 것은 새로운 성장기간을 맞은 것을 의미하며 이는 소비자들이 컬러스크린과 멀티미디어 휴대폰을 구매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사업부의 매출은 15억4500만유로로 7% 감소했다.

 선은 1억1100만달러(주당 4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작년 동기 1억8000만달러(주당 6센트)의 순손실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다. 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손실도 2센트로 퍼스트콜의 예상치 4센트를 밑돌았다. 매출은 27억달러로 작년 동기 29억달러보다 줄어들었다.

 선은 이번 실적 공시와 함께 전체 직원의 11%에 달하는 4400명을 감원, 올 사업연도가 끝나는 내년 6월말까지 전직원 규모를 3만5000명 수준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선은 지난해 이미 3900명을 감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비용 절감을 위해 추가 감원을 단행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EMC는 2126만달러(주당 1센트)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분기 9억4500만달러(주당 43센트)의 손실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실적에는 지난해 실시했던 구조조정 비용에 대한 세금 환급 등의 소득이 포함된 것이다. 이를 포함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5100만달러(주당 2센트)의 손실을 보았다. 물론 이조차도 작년동기 2억7000만달러(주당 12센트)의 손실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지만 당시 실적에는 8억2500만달러의 구조조정 비용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경영 상황은 크게 악화된 것이다.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작년 12억1000만달러에 비해 늘어났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는 못 미쳤다.

 EMC 측은 실적 악화에 대해 하드웨어 판매 감소폭은 줄었지만 고성능 시스템인 ‘시메트릭스’의 가격이 작년보다 30% 이상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MC는 연말까지 한때 2만4500명에 달했던 인력을 1만7000명선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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