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와 전사적자원관리(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분야 마이너임을 의식, MS의 ‘비즈니스 솔루션’ 부문 총 매니저 라인 스톡스태드는 “기업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가치향상에 앞으로 주력할 것이다. 우리가 마이너 신세를 벗어나는데 3년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MS가 이 분야에서 워드·엑셀·파워포인트 같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보다 한참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워드·엑셀 같은 소프트웨어들은 개인 사용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CRM 등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기업의 업무 능률 향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MS는 향후 일년안에 5종류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중 하나인 ‘MS CRM’은 기업의 매출 및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주는 제품인데, CRM 시장은 시벨시스템스가 주도하고 있다.
MS가 새로 내놓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들은 하나같이 경쟁이 극심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때문에 MS가 자사의 소프트웨어 판매업자(리셀러)들을 설득, CRM 등 신제품 판매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하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MS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로브 호위츠가 지적한 “마케팅·판매 기술 등 어느 것 하나 새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데 있어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는 말은 이를 잘 나타내준다. 하지만 MS는 특히 중소기업 시장에 과녁을 겨누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스톡스태드는 “SAP 등이 종업원 50∼500명 정도의 중소기업 시장 공략에 실패했지만 우리는 자신있다”며 “MSCRM을 매우 싼 가격인 사용자당 395달러 정도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가격은 고가의 CRM을 판매하고 있는 SAP이나 시벨같은 업체들보다는 베스트소프트웨어, 프런트레인지솔루션, 세일스포스닷컴 같은 소형 CRM업체들과 경쟁하게 할 공산이 크다고 MS관계자는 언급하고 있다. 실제 시벨의 제품은 라이선스 판매, 설치, 관리 등을 포함해서 수백만달러에 달한다.
MS가 시장 공략에 있어 성공을 자신하는 또 다른 이유는 4500곳에 달하는 자사의 판매 파트너들 때문이다. 이들은 소기업에 소프트웨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집단인데 피플소프트, 오라클 등 경쟁사들은 규모가 큰 판매망을 두고 있다.
가격면에서 이같은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MS지만 고민도 크다. 전세계의 리셀러 가운데 오직 일부분만이 MS의 새 비즈니스 솔루션 판매에 호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수의 전통적 MS 리셀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피닉스에 있는 MS 리셀러 중 한 곳인 IT시너지의 사장 마이클 코카노워는 “우리는 데이터베이스, 고객소프트웨어, 컴퓨터네트워크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체”라며 “하지만 종업원 500명 미만의 소기업에 생소한 분야인 회계시스템 등을 판매하라는 것은 곤욕스러운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일부 리셀러들은 “MS와 산하 비즈니스 솔루션 부문이 다른 회사처럼 아직도 따로따로 행동하는 등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MS는 현재 그레이트플레인스와 내비전에서 획득한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대규모의 재개발(rewriting)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역시 MS에 짐이 되고 있다.
모든 제품이 같은 코드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이번 작업은 비쥬얼베이직과 C++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 수백만 라인에 달하는 리라이팅 작업으로 족히 3년은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동원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만해도 1500명이나 된다. 여기에 CRM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외부 환경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조 아웃로는 “많은 소기업들이 아직 CRM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CRM 구매를 꺼리고 있다”며 “MS가 이같은 장애물들을 극복,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