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가 정부가 투표율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전자투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투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BBC에 따르면 미 브린모어대 컴퓨터과학과 교수인 레베카 머큐리는 영국 내각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터넷 또는 터치스크린 등을 이용한 전자투표는 부정행위의 기회만 늘릴 뿐이라고 주장했다.
머큐리는 또 인터넷 싱크탱크인 정보정치연구재단(FIPR) 초청으로 왕립공학아카데미에서 강연을 갖고 “사람들은 전자투표가 은행 자동화기나 비행기 티케팅 등과 같은 일상의 다른 기술과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큰 차이가 있다”며 “다른 시스템은 물리적인 데이터 흔적이 남게 되기 때문에 일부 서류만으로도 거래가 정확한지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터넷 투표는 웹사이트가 외부 공격을 받거나 ID를 도난당할 수 있는 등 모든 것이 세계 각지의 공격으로부터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머큐리에 따르면 홍체나 지문과 같은 생체측정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온라인 투표는 부정행위 가능성이 높아지며 투표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전자투표 출력 정보를 만들어 내면 부정행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국의 선거위원회는 현재 투표율 급감에 따라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 전자장비, 전화 등을 이용해 손쉽게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원장인 샘 영거는 최근 “보다 편리한 선거 방법이 다음 수십년 동안 나오지 않으면 투표자수가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역시 전자민주주의(e-democracy) 구현을 위해 대중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인데 머큐리는 이번 영국 방문에 앞서 미 의회에 전자투표에 대한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