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케이블TV와 관련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던 이해당사자들이 최근 의견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사업자·장비업체·정부·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디지털케이블TV 이해당사자간 대립은 케이블TV사업자들이 주도적으로 디지털케이블TV 기술 연구와 장비 인증을 위해 한국케이블랩스를 설립하면서 극에 달했다. 한국케이블랩스는 정통부와 상당부분 의견을 같이한 TTA 주도 아래 설립된 한국디지털케이블포럼과 업무상 정면으로 상충되는 기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사업자가 빠진 한국디지털케이블포럼에는 지원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한 이후 한국디지털케이블포럼이 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참가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전향해 앞으로 디지털케이블TV사업의 추진이 크게 진전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디지털케이블포럼은 우선 그동안 TTA 산하에 둔 사무국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로 옮겨 운영하는 방안을 사업자 측에 내놓으면서 사업자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포럼의 이 같은 결정은 장기적으로 한국케이블랩스와의 통합을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케이블랩스 설립을 추진 중인 사업자들도 대립각을 세우던 반대측이 한 발짝 물러나 대화의 창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대립 해소를 위해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이다.
디지털케이블TV사업이 정통부의 안대로 갈지 아니면 사업자의 안을 따라갈지는 아직 예상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대화의 창구를 열었으며 빠른 디지털화를 위해 또 다른 대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립으로 치닫던 사업자와 반대측의 분위기가 반전되고 대화의 길로 일단 들어섰기 때문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한계에 봉착한 국내 케이블TV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홈네트워킹으로 가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사업자의 협력이 필요한 때다.
<문화산업부·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