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원장 khsong@nic.or.kr
대한민국은 실로 인터넷 강국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터넷의 맏형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9월 말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인구는 2600만명을 돌파해 전국민의 60%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또 초고속인터넷 가입가구도 1000만가구를 넘어섰다. 인터넷 활용 분야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인터넷 뱅킹과 인터넷 주식거래, 온라인 게임 등에서는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
월드컵대회에서 축구 4강의 위업과 함께 전국에서 펼쳐진 거리응원은 IT 없이는 불가능했고 이러한 IT의 발전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가고 있다. 또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IT와의 접목은 전세계에 우리나라가 IT 강국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데 비해 필리핀·캄보디아·라오스·티베트·방글라데시·몰디브 등 아태 지역 저개발국가는 상대적으로 인터넷 기반이 열악하며 또 인터넷 활용도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아프리카·중동·동유럽 및 남미지역도 비슷한 상황으로 국가간 정보격차는 점점 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국가간 정보격차가 국제사회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IT 강국인 현재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고 대한민국의 인터넷 문화를 세계에 널리 펼쳐 새로운 유비쿼터스시대의 리더국가로 자리잡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 현재까지 유지해놓은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가면서 양적 확산 일변도를 지양하고 질적 확산을 위해 멀티미디어콘텐츠와 정보보안대책을 착실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고 기가비트에서 테라비트의 네트워크로 구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의 다양한 개발과 그 이용의 폭을 대폭 늘려 에너지·교통·의료·교육·전자정부 등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해야 한다.
둘째, 무선인터넷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한 무선콘텐츠를 진흥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선 분야에서의 인터넷은 상당히 앞서 있는 데 반해 무선콘텐츠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무선콘텐츠사업자가 수익구조를 갖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망개방 문제나 빌링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
현재는 이동통신사업자의 그늘에 가려 그들의 수익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다.
셋째는 아태 지역에서 인터넷 맏형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가간 정보격차를 개선하고 후진국에 인터넷 활용기술을 보급함으로써 향후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아태 지역의 통신 트래픽을 대한민국으로 집중화하기 위한 아시아 IT허브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 아태 지역의 많은 국가들은 그들의 국가 도메인이나 인터넷 거버넌스 경험이 전무하고 인터넷의 이용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들 국가에 인터넷 기반을 구축해 주고 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전수함으로써 인터넷의 글로벌화에 힘써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다양한 콘텐츠의 중계 거래소로의 역할을 함으로써 통신 트래픽이 몰리고 다양한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또 이러한 노력들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대한민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터넷 응용기술 등이 이들 인터넷 저개발 국가에 전파되고 국내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인터넷 강국으로 만족하지 않고 미래에 대비하는 IT 강국으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아태 지역의 IT 허브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