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구조조정 노력하지만 전망 불투명

 세계 제2위의 D램 생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최근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으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22일 마이크론 본사가 있는 미국 아이다호의 지역신문인 아이다호스테이츠먼은 마이크론이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적자누적과 잇단 피소 등을 감안,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수년 동안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에 시달리면서 적자보전을 위해 경영비용 2억달러를 감축했으나 시장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현재 계류중인 수십건의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향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실적부진과 이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인해 이미 경쟁업체들이 가동하고 있는 첨단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인 상태라고 인정함으로써 앞으로 기술경쟁력부문에서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현재 상황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주 심각한 상태이며 앞으로 추가적인 비용감축을 위해 인력감원과 공장폐쇄 등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이시주립대학의 폴 반슨 교수는 “마이크론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영업비용을 줄이는 대신 이를 설비투자로 넘기는 것”이라며 “따라서 해고조치나 공장가동 중단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마이크론은 공식적으로 감원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 현재 1만1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감원의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력감원 및 공장가동 중단과 이로 인한 지역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효과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기술경쟁력부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즉, 삼성전자와 독일 인피니온 등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막대한 투자를 통해 대형 웨이퍼 기술을 도입한 반면 마이크론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계속 기술도입을 늦출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론의 스티브 애플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애널리스트 회의에서 “현재로서는 대형 웨이퍼 가공 공정의 도입보다는 미세공정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비용부문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니드햄증권의 댄 스코벨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은 지금까지도 대형 웨이퍼 기술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채 버지니아 공장에 시범라인만 가동한 상태”라며 “이는 결국 기술경쟁력에서 경쟁사들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