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MS 아성>(7)도전 받는 닷넷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마케팅 매커니즘은 마치 시계처럼 일정한 방향을 갖고 있다. 즉 MS의 새 제품이 발표되면 고객들은 이의 신기능에 매료돼 충실히 MS제품을 업데이트하곤 했다. 하지만 MS의 현 제품군을 일신하는 새 기술 전략인 ‘닷넷’에 와서 이 같은 사정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 새 기술 아키텍터 성공은 MS에 있어 운용체계(OS)는 물론 서버 소프트웨어, 데스크톱 제품 등 모든 제품의 매출을 유지·확대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시장전문가들은 닷넷을 구현할 MS의 기술 비전이 광범위하게 호평받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또 이의 첫번째 구체적 성과물인 ‘비주얼스튜디오닷넷’ 개발툴의 경우 초기 버전보다 기능이 훨씬 좋아졌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예외가 있지만 MS 고객들의 닷넷 개념 수용은 아직 뜨악하기만 하다. MS에 정통한 애널리스트인 로브 호르위츠는 “닷넷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고객들이 아직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꼬집는다.

 세계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로 MS뿐 아니라 다른 IT업체도 모두 공평하게 제품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MS의 미래라 일컬어지는 닷넷의 타이밍(시점)은 불운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닷넷을 둘러싼 마케팅 혼란과 새 라이선스 전략 차질 그리고 소프트웨어 호환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 때문에 MS 고객들이 MS에 반발하고 있으며, 또 닷넷 수용을 더디게 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닷넷을 둘러싼 마케팅 혼란은 최근의 빌 게이츠 말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7월말 참석한 한 콘퍼런스에서 그는 “고객들이 닷넷이 뭐냐고 계속 질문하고 있다”며 “닷넷 구축은 마치 보잉 747비행기를 만들거나 달에 착륙하는 것 만큼이나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현 MS 1인자인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전략에 실수가 있었다. 그리고 닷넷 추진에도 다소 무리가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고 ‘고해성사’를 하며 “하지만 고객들이 이제 서서히 닷넷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닷넷 개발툴을 그 근거로 들기도 했다. 당시 발머는 “MS가 라이선스 문제에 있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조성한 면이 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닷넷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많은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닷넷은 MS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존립도 답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위험한 수(手)’가 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 즉 만에 하나 닷넷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야말로 MS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다.

 MS는 당연하지만 “이전 윈도처럼 고객들이 다시한번 우리의 닷넷 신기술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MS 고객 중 하나인 유타주 최고기술책임자(CTO) 필립 와인들리는 “MS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대해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작년에 MS는 우리에게 시스템 점검을 강요했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지만 우리는 그에 따랐고, 그 결과 우리가 시스템을 과잉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MS는 과잉 라이선스 분에 대해 환불해 주지 않았다. 만일 라이선스 비용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 MS는 틀림없이 우리한테 돈을 더 내라고 닦달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일을 예로 들며 “우리도 그렇지만 아마 다른 MS 고객들도 닷넷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일을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