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 인텔이 300㎜ 웨이퍼 대량생산에 뛰어듦에 따라 300㎜ 웨이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인텔은 일관생산라인(FAB:팹) 현대화 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뉴멕시코주 리오란초에 20억달러를 투입해 건설한 300㎜ 전용 웨이퍼 팹인 ‘팹 11x’의 가동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팹 11x는 오리건주 힐스보로에 있는 D1C 팹이 300㎜ 웨이퍼 개발 팹인 것과는 달리 약 100만제곱피트의 면적에 20만제곱피트의 청정실 공간을 확보한 본격적인 대량생산을 위해 설계된 팹이다.
인텔은 이 팹에 우선적으로 130㎚ 공정을 적용하고 내년에는 90㎚ 공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생산품목도 초기에는 펜티엄4만을 생산하다 궁극적으로 서버용에서부터 PDA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인텔의 이번 가동식은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반도체 생산설비의 과잉투자에 대해 우려하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다른 반도체업체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사장 겸 COO인 폴 오텔리니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가동식은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새로운 제품과 제조공정에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는 우리의 오랜 믿음을 실현시킨 것”이라며 “300㎜ 웨이퍼와 90㎚ 공정기술의 결합은 제조경비를 줄여주고 생산성을 높여주며 고성능 반도체 제품의 성능을 개선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CFO인 앤디 브라이언트는 가동식에 앞서 지난 22일 개최한 웹캐스트를 통해 단기간내에 생산능력을 감축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300㎜ 웨이퍼의 표면적은 200㎜ 웨이퍼에 비해 225% 크기 때문에 웨이퍼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반도체의 수가 240% 정도 많다. 또 인텔에 따르면 새 팹은 기존 200㎜ 웨이퍼 팹에 비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발생량을 48% 줄여주고 초정수와 에너지 소모량도 각각 42%와 40% 적다.
인텔은 이번에 문을 연 팹 11x 이외에도 300㎜ 웨이퍼 생산량 확대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 일례로 내년까지 개발 팹인 D1C와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위치한 300㎜ 팹의 생산을 늘리고 팹24에서는 처음으로 90㎚ 공정을 이용한 대량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200㎜ 웨이퍼 생산을 개시한 애리조나 팹은 300㎜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힐스보로 D1C 인근에 70㎚ 공정 개발 팹인 D1D도 건설할 예정이다. 인텔은 이에 앞서 지난해 2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300㎜ 연구 전용 팹인 RP1을 힐스보로에 건설했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