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던 엔씨소프트와 휴맥스의 다른 행보가 관심을 끈다. 두 기업은 모두 코스닥과 함께 성장하며 국내 정보기술(IT) 벤처의 간판으로 인식돼왔지만 최근 그 위상이 많이 약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거래소행을 결정했다. 23일 내년 이후로 그 일정을 연기했지만 거래소 이전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발표다. 회사 측은 그동안 코스닥에서 성장했고 코스닥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많지만 외국인 중심 주주들의 거래소 이전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의 대표주라는 매력보다 실질 주주의 이익이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며 기업 하나가 코스닥이라는 대표성에 연연하기보다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노렸다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물론 제도상의 하자도 없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해외 공략이나 신제품 출시 등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펀더멘털 이외의 방법에서 주가관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리니지에 대한 ‘18세 이상 이용 등급’ 결정 이전에 엔씨소프트는 거래소 이전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거래소 이전을 연기하겠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에게 혼돈을 줬다는 비난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반면 휴맥스는 현재로서는 거래소 이전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며 “하지만 휴맥스라는 기업이 갖고 있는 시장의 역할과 지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휴맥스 정도면 기업분석이 다 이뤄지고 있어서 외국인들의 투자유치에 큰 무리는 없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주주의 이익을 강조한 엔씨소프트와 공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휴맥스. 어느 쪽의 판단이 옳은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한 증권사 리서치담당 임원이 강조한 것처럼 “주가는 일시적 조치보다 펀더멘털 개선과 가장 밀접할 수밖에 없다. 또 실적 등 투자지표 외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떠올랐다.
<디지털경제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