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책 읽어주는 기계 "이런건 어때요?"

사진; 미 NLS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말하는 책 ‘둑’의 접혀진 모습과 펼쳐진 모습.

 미 의회 도서관이 주최한 ‘책을 읽어주는 디지털기기 디자인 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은 불가리아 소피아 출신의 미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대학 산업디자인과 학생인 라체자 츠베타노프(23)에게 돌아갔다.

 미 의회 도서관 내 시각장애자를 대상으로 ‘말하는 책’을 빌려주는 부서인 ‘시각 장애자 및 신체 장애자를 위한 국립 도서관 서비스(NLS)’는 최근 책을 읽어주는 디지털 기기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28개 디자인 학교에서 출품한 146개 작품을 접수, 입상작을 선정해 전시했다.

 NLS 실장인 프랭크 커트 사일크는 “거실이나 식당에 갖다 놓아도 보기 좋을 정도로 잘 디자인된 제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5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진 영예의 대상작인 ‘둑(Dook)’은 외견상 부품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신용카드보다 작은 카드로 책을 읽어주는 나무 모형의 기기다. 이 기기의 은빛 커버는 경첩을 중심으로 도서관 책 선반 크기에서 보통 책 크기로 접히게 돼 있다.

 이 모형은 열렸을 때 두툼한 2쪽이 경첩에 의해 나뉘어진 책처럼 보인다. 다양한 모양의 버튼들이 이 모형 기기의 모서리에 달려 있으며 이 단추들은 맹인들이 페이지를 앞이나 뒤로 돌리거나, 페이지를 빠르게 건너 뛰거나, 북마크를 집어 넣거나, 기억나는 문구를 찾는 데 사용된다.

 책을 읽는 디지털 기기의 원리는 이미 알려져 있어 생산이 가능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디지털 기기가 카세트 테이프로 책을 읽어주는 기존 독서 기기의 가격대 밑으로 떨어지려면 3∼4년은 기다려야 한다.

 미 의회 도서관은 플라스틱으로 된 커다란 플레이어 50만여대와 이 플레이어로 들을 수 있는 카세트 테이프가 딸린 서적과 잡지 35만종 2200만본을 비치해 놓고 있다. 이들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독자는 73만여명에 이른다. 플레이어는 자동전화 응답기처럼 생겼으며 크기도 크다.

 미 의회 도서관은 점자를 읽을 줄 모르는 나이 든 시각장애자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사운드 시스템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미 의회 도서관은 앞으로 3년 동안 7500만달러 정도의 예산을 들여 주로 표준적인 작품이나 베스트셀러로 구성된 3만여 타이틀을 디지털 자료로 전환할 방침이다.

 미 의회 도서관은 디지털 전환 세부계획을 확정한 후 입찰을 통해 디지털 플레이어 5만대를 제조할 업체를 선정, 오는 2008년 첫 제품을 생산한 뒤 10년 동안 매년 디지털 플레이어를 5만대씩 추가해 기존 카세트 플레이어를 디지털 기기로 완전 대체할 계획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