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엔스오빗 CEO 바니콜라의 `성공 예감`

 바니 콜라(38)는 자신의 첫 마라톤 완주를 위해 1주일에 두세차례 새벽 5시에 일어나 달리기를 한다.

 소프트웨어 신생사 엔스오빗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녀는 다음달 아테네 마라톤에 출전해 완주할 작정이다. 그녀는 엔스오빗도 마라톤과 같이 성공시키는 그 날까지 뛸 것이라고 굳게 다짐하고 있다.

 새너제이에 있는 조달망 소프트웨어 업체인 엔스오빗은 다른 신생사들이 자금난으로 고군분투하던 지난달 720만달러의 2차 벤처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멘로파크에 소재한 세콰이어캐피털과 워싱턴 벨레뷰에 있는 이그니션파트너스 등이 이 회사 2차 펀딩에 참여했다. 엔스오빗은 투자자들이 벤처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지금까지 1440만달러를 끌어모았다.

 콜라는 지난 96년 조달 소프트웨어 업체 라잇웍스를 설립해 성공했던 경험을 살려 지난해 4월 엔스오빗을 설립했다. 그녀는 2000년 하이테크 붐이 한창일 때 라잇웍스 지분 53%를 2200만달러의 현금과 6억35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받는 조건으로 인터넷캐피털그룹에 매각했다. 콜라가 라잇웍스를 떠난 지 1년쯤 되던 지난해 8월 i2테크놀로지스가 라잇웍스 전체 지분을 86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주고 인수했다.

 콜라는 실리콘밸리는 물론 고국인 인도에서도 명성을 얻었으며 인도 언론은 특히 그녀를 ‘B2B의 여왕’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64년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시주 하이데라바드에서 회계사인 아버지와 가정 주부인 어머니의 두 딸 중 막내로 태어났다. 책은 콜라의 명함이나 다름 없었다. 그녀는 자신과 만나 이야기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의 주제와 관련있는 책을 선물로 보내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콜라는 인도의 떠오르는 기술 중심지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오스마니아대학 공과대학을 다녔고 이 후 미 애리조나주립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그녀가 대학생이었을 때 만난 남편 스리니 콜라는 현재 서니베일에 있는 네트워킹 회사 C9네트웍스의 CEO다.

 콜라는 대학을 마치고 한때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엠프로스와 마운틴뷰에 있는 소프트웨어업체 콘실리움에서 엔지니어링 및 기술 관리자로 일했다. 그녀는 지난 96년께 실리콘 밸리에 한차례 광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예감했다. 그녀는 이 때 역동적인 기술 전성시대에서 한 몫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라잇웍스를 설립했다.

 그녀가 라잇웍스를 설립하고 세번째로 고용했던 레누카 샨카는 그녀에게 특별한 인연이 됐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즈연구소에서 인지모형을 연구했던 샨카는 “라잇웍스에 입사하기 6개월 전 한 사교 모임에서 콜라를 만났다”고 회고했다.

 샨카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그녀는 콜라와의 만남을 통해 그녀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확신하게 됐다. 콜라는 샨카에게 기업의 조달환경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샨카는 현재 엔스오빗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콜라의 직관력과 소신은 샨카뿐만 아니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후지쯔, 웰스파고 등 40여곳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어플라이드의 세계영업담당 수석부사장인 토머스 로스는 “콜라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뒤에도 고객과 항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어플라이드는 12가지 소프트웨어 제품을 하나로 묶은 라잇웍스의 프로그램을 콜라가 라잇웍스를 떠난 뒤에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

 2000년에 라잇웍스 사장직을 맡았던 제프 카는 콜라가 라잇웍스 초창기에 모든 일에 정성을 기울이는 고전적인 사업방식인 이른바 ‘마이크로 경영술’로 명성을 얻었다고 꼽았다.

 콜라는 라잇웍스를 떠난 뒤 6개월 정도가 지난 지난해 초 그녀 최초의 벤처투자자인 세콰이어의 더그 리온을 찾았다. 리온은 그녀가 하루에 16시간씩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정열적인 사업가라고 확신했다. 결국 엔스오빗에 투자한 리온은 “보통 성공했다 하면 골프나 컨트리클럽 같은 말들이 나오는 데 그녀는 오로지 사업과 자식, 남편밖에 몰랐다”고 덧붙였다.

 엔스오빗은 최저 50달러 이상인 자사 소프트웨어를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지출을 줄이고 있는 현재 상황에 아랑곳않고 팔아치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조달망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이 올해 25억달러, 2006년 5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콜라는 직원과의 관계를 탄탄히 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샨커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비롯해 판매부사장, 마케팅부사장 등 많은 임직원들은 콜라와 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라는 점에서도 들어난다. 현재 엔스오빗 직원은 40여명에 달한다.

 새너제이에 있는 엔스오빗의 단촐한 사무실은 신생사의 검소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푸른색 카펫은 약간 낡았으며 직원 책상은 한쪽에 대충 몰려 있다. 관리 사무실도 비좁고 일부 사무실에는 창문조차 없다. 콜라의 사무실에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 책상 3개가 놓여 있으며 창문은 주차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딸들이 그린 말 그림과 바닷속 그림, 풀종이로 만든 포케몬 캐릭터 피카추 정도가 그녀 사무실 분위기를 밝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가족들의 장식품은 그녀가 가족과 일을 똑같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