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시장서 자리잡을까

 신개념 컴퓨터 태블릿 PC는 시장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까.

 HP, 도시바, 후지쯔, 에이서 등의 주요 PC 업체들을 비롯해 모션컴퓨팅 등의 신생업체들이 내달 7일 MS의 윈도XP 태블릿 PC 버전을 운용체계(OS)로 채택한 한 태블릿 PC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C넷은 태블릿 PC가 초기에는 전문가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이후 일부 걸림돌이 해결된 후에야 소비자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델컴퓨터 출신이 주축이 돼 설립한 모션컴퓨팅은 이 때문에 태블릿 PC를 병원이나 보험회사와 같은 수직 시장에 우선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문직 종사자들로부터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태블릿 PC는 저전력 866㎒ 펜티엄Ⅲ를 비롯해 128MB∼1Gb의 메모리, 20∼60Gb의 하드디스크 등의 호화사양을 갖췄으며 화면도 12.1인치로 비교적 크고 무게도 3파운드(1.359㎏)로 가볍게 설계했다.

 이에 대해 IDC의 애널리스트인 앨런 프로미셀은 “태블릿 PC를 위한 수직 시장은 이미 존재한다”며 “특정 업계에서는 기존 태블릿 형태 컴퓨터보다 저렴한 MS OS 기반의 태블릿 컴퓨터가 이미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모션컴퓨팅은 태블릿 PC를 궁극적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키보드와 도킹 스테이션이 딸려 데스크톱 PC처럼 쓸 수 있는 모델 등 다양한 제품을 준비해 놓았다.

 그러나 아직 태블릿 PC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프로미셀에 따르면 윈도XP 테블릿 PC 버전은 내년에 57만∼77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 노트북 PC 판매 예상치인 1300만대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태블릿 PC 가격이다. 현재 일반 윈도를 OS로 채택한 태블릿 PC의 가격은 무려 4000∼5000달러를 호가하며 전용 OS를 채택한 제품의 가격도 2000달러 안팎이 예상된다.

 물론 최근 들어 전력 소모가 적은 프로세서와 소형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어 태블릿 PC의 높은 가격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최근들어 무선기술인 와이파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도 휴대형 컴퓨터의 일종인 태블릿 PC에는 호재다. 일부에서는 복잡한 문자를 갖고 있어 키보드 없이도 빨리 입력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아시아 국가들이 태블릿 PC의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MS의 부사장인 제프 레이크스는 윈도XP 태블릿 PC 버전 발표와 동시에 한국어를 비롯해 불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등이 지원되며 차후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도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