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t커머스

정보의 일방적 전달로 획일적 사고를 조장한다고 해서 ‘바보상자’로 비판받았던 TV가 디지털사회의 새로운 정보매체 및 전자상거래 수단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은 기존의 아날로그방송과는 달리 데이터 방송과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 ‘보는 TV’에서 ‘사용하는 TV’로 TV 기능이 변모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PC를 통한 인터넷 상거래나 이동전화를 이용한 m커머스와 함께 디지털TV를 통한 이른바 t커머스도 전자상거래의 주된 유형으로 정착되리라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50세 후반 이상의 중·노년층 인구는 과거 경제성장기의 주도층이었으면서도 갑작스레 불어닥친 디지털 물결로 인해 PC 사용이 능숙하지 못한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TV의 경우에는 리모컨을 조작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방송시대는 중노년층에게 정보화 마인드를 심어주고 나아가 전자상거래 기반인구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통계청 인구추계 결과를 보면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5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6% 정도지만 2010년에는 20%, 2020년에는 30%로 높아진다고 한다. UN도 최근 펴낸 세계인구보고서에서 2050년이 되면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세 이하 아동인구를 추월하는 대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인구의 고령화는 한 사회가 부양해야 될 노인인구의 증가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노동구조의 노령화를 촉진시킨다는 측면도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적 생산성을 감소시켜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에서 평균 수명과 노인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일본이 최근 10년 동안 장기 불황에 허덕이는 것은 좋은 시사점이 되고 있다.




 이처럼 인구 노령화 문제가 21세기의 가장 골치아픈 인구사회학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디지털방송시대와 함께 도래할 t커머스는 이제까지 디지털정보화 물결의 방관자였던 노인세대를 디지털경제의 참여자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인구 노령화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정득진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djjung@kie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