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의 동정심을 유발해 돈을 송금받아 챙기는 사이버앵벌이가 인터넷에서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지만 별 해괴망측한 것들이 나타나 세상을 혹세무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보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사이버구걸 행위가 성행한다니 씁쓸하기 짝이 없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상부상조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남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것을 주요한 삶의 덕목으로 숭상해왔다.
그런 가상한 정신을 ‘사이버앵벌이’라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사이버앵벌이는 네티즌에게 무작위로 스팸메일을 보내 수백만원의 송금을 받는 수법을 취하고 있다. ‘100원만…100원만’ 해서 수백만원을 모으는 수법이다.
심지어 광주에서는 “아내가 미숙아를 낳다가 생명이 위독하다”면서 800여만원을 송금받아 챙기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갈 데까지 간 느낌이다. 문제는 이런 사이버공간의 앵벌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데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닷컴기업들이 올초부터 콘텐츠를 유료화하면서 사이버앵벌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앵벌이 형태의 돈벌이로 퀴즈 상금을 모은다거나 포커 머니, 캐릭터 유괴 등 그 행태도 다양하다고 한다. 날로 지능화해 웬만한 기성세대는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또 최근에는 계를 빙자한 기금모집 행위도 e메일을 통해 심심찮게 드러나고 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을 모으는 행위다. 대부분 적은 액수를 요구하지만 그 의도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사이버공간의 정화 차원에서라도 이런 종류의 각종 앵벌이에 철퇴를 가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동정심이라는 순수한 마음을 자신들의 치부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사이버앵벌이는 범죄와 다름없다.
또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도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순수한 동정심은 좋지만 그것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앵벌이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할 것 같다.
경찰을 비롯한 관련 기관도 사이버공간에서의 무분별한 돈벌이 행각을 철저히 차단해주기 바란다. 좋은 풍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도 사이버구걸 행각에 처벌을 강화해야 마땅하다.
참으로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박지영 부산 사하구 신평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