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비스업체 AOL이 자사가 보유한 인스턴트 메시징(IM) 프로그램들에 호환성을 부여한다.
C넷(http://www.cnet.com)은 30일 AOL이 AOL인스턴트메신저(AIM)와 ICQ간 메시지 교환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AIM 차기 버전인 5.1은 버디리스트에 ICQ의 사용자들을 등록하고 텍스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또 ICQ 사용자들은 현재 숫자로 이뤄진 ID를 AIM처럼 대화명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AOL은 앞으로 AIM 사용자들을 ICQ의 버디리스트에 등록할 수 있도록 ICQ도 업그레이드해나갈 계획이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AOL의 이같은 조치가 오랜 숙원이었던 IM간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는 첫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 1억8000만명의 AIM과 1억3500만명의 ICQ간 호환성 부여는 앞으로 IM간 호환성 해결에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AOL은 IM 호환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경쟁업체들의 비난은 물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시장독점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실제 지난 2000년 AOL타임워너 합병 당시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FCC에 대해 AOL의 IM 시장독점을 철저히 조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AOL은 AIM과 ICQ 사용자들이 메시지 교환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호환성을 주지 않아왔다고 반박했다. 또 호환성있는 프로토콜의 개발이 보기보다 힘들다고 강조했다. 대신 AOL은 AIM에 기반한 독자적인 IM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다른 업체들과 마케팅 관계를 모색해왔고 실제 애플 컴퓨터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AOL의 이번 조치가 IM간 호환성 확대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피터리서치의 관계자는 “AOL과 AOL의 IM간 호환성을 갖는다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폄하했다.
경쟁업체들도 AOL의 움직임이 IM간 호환성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야후의 관계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이 시장에서 AOL·야후·MS간 소소한 움직임은 있을 것이지만 완전 개방으로까지는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MS도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AOL 역시 경쟁업체와 호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일반 이용자 사이에서 IM 호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확실히 잦아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IM간 호환성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최근에도 도이체방크·JP모건 등 주요 7개 금융회사들이 인터넷 업체들에 대해 IM 표준의 채택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IM업계 이슈는 호환성보다 기업 시장 공략으로 옮겨가고 있고 AOL·MS·야후 등 IM업체들의 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MS는 IM이 윈도XP의 핵심기능이라고 판단하고 MSN의 IM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기업 통신 툴(코드명 그리니치)에 IM기능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야후 역시 기업들 사이에서 야후메신저의 선호도가 늘고 있다고 보고 기업용 기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