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 소재업체에도 햇살을

 제3세대 신소재로 불리는 리퀴드메탈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리퀴드메탈테크놀로지스가 최근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이 업체의 등장은 한국 산업구조가 완성품 중심에서 부품·소재 중심으로 옮겨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리퀴드메탈의 재료·생산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리퀴드메탈테크놀로지스는 지난 94년 재미교포인 제임스 강 회장과 존 강 사장이 인수한 후 지난 5월에는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된 대표적인 한상(韓商) 회사다.

 최근 가진 준공식에는 정부와 언론의 관심을 반영하듯 경기도지사, 평택시장, 산업자원부 차관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등 200여명의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그만큼 정부와 경기도의 과감한 지원이 있다는 방증으로 눈길을 끈다.

 이 공장은 산업자원부와 재경부로부터 10년간 조세감면을 받고 경기도로부터 50년간 택지를 제공받게 된다. 장래가 유망한 세계적인 소재기업을 유치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그리 과한 대우는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물론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하면서 그 정도의 대우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리퀴드메탈에 쏠리는 정부와 언론의 관심을 보면서 왠지 한쪽 구석이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정부에서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왜 국내 중소·벤처기업에는 리퀴드메탈의 반의 반만큼의 관심도 가져주질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국내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란 주장도 나올 만하다. 국내 소재기업들은 지금 중국의 매서운 추격과 첨단기술로 달아나고 있는 일본 사이에 끼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은 우리 기업들의 자생력 부족에 있겠지만 이를 개선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많은 소재 관련 기업이 각종 행정규제 철폐와 연구개발 및 우수인력 확보에 필요한 자금이라도 지원해주길 바란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산업기술부·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