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맥주와 펍(pub)으로 유명한 아일랜드에서는 이제 소프트웨어 산업이 또 다른 중요한 수출품이 되고 있다. 실제 1인당 비율로 따져볼 때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어떤 나라들보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수출하고 있다. 또 IBM·마이크로소프트·컴퓨터어소시에이츠(CA)·로터스·오라클·노벨 등 800개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있으며, 유럽 PC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40%가 아일랜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는 아일랜드가 최근 몇 년 동안 강력한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한 데다 이들 하이테크 회사들을 자극,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도록 장려함으로써 얻어진 성과다. 이에 따라 작년 아일랜드의 수출액은 14억8000만유로로 전년보다 30% 정도 늘었다. 아일랜드가 하이테크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가 ‘엔터프라이즈 아일랜드(Enterprise Ireland)’로 이는 아일랜드 정부기관으로 국내외에서의 아일랜드 산업 발전을 돕는 역하를 수행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아일랜드는 기술, 비즈니스 교육, 수출 마케팅 같은 실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많은 자금도 대고 있는데 작년에 이 액수가 2800만유로에 달했다.
마이클 아헨 아일랜드 무역 및 고용부 장관은 엔터프라이즈 아일랜드에 대해 “아일랜드 회사들과 깊게 연관돼 있는 세계에서 매우 독특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이테크 아일랜드’의 성공 비법에 대해 호의적인 세금제도와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 중 유일하게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하이테크 성공 영향은 비즈니스 등 경제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은 큰 사회적 영향을 가져왔으며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마을과 시에 머물면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일랜드의 초고속(브로드밴드) 인터넷 보급률은 하이테크 성공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낮은 편이다. 다이얼업 접속 인터넷 사용인구가 겨우 34% 밖에 안된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 정부는 아직까지 거북이 걸음을 보이고 있는 브로드밴드 인터넷 환경을 높이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3년 동안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67개의 시와 마을에서 시행하고, 또 2007년까지는 이를 127개로 확대할 것을 도모하고 있다.
아헨 장관은 어떠한 첨단기술이 브로드밴드 확대 계획을 촉진할지 몰라도 이번 일은 아일랜드 전역에 광범위한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있다. 이들은 정부가 너무 무모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느냐고 비판하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브로드밴드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아헨 장관은 브로드밴드 구축이 늦었으며 또 일부 통신분야에서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아헨 장관은 “아일랜드 정부는 브로드밴드 확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 아일랜드의 모든 부분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영국·미국을 비롯해 세계 다른 곳으로 이민을 갔지만 이제 그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인터넷은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도록 지켜주며 또 이민은 이제 하나의 선택이 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