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팬택 대표이사 사장 sklee@pantech.co.kr
최근의 중국 경제동향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올들어 1∼9월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9%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한해 무역액이 60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시장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한축으로 세계 공장의 역할을 하는 데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휴대폰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국의 휴대폰 가입자수가 2002년 9월 말 현재 1억9000만명에 육박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듯이, 지난 2002년 7월 말 1위로 올라선 세계 최대 휴대폰시장의 지위를 중국시장이 쉽게 내어놓을 것 같지는 않다.
휴대폰의 신규수요 또한 올 한해 7600만대가 예상되고, 2005년에는 무려 1억4000만대의 신규수요가 예상되는 말 그대로 엄청난 시장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양이라는 기본적인 정서를 우리와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이 최근의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보면 한국의 올 한해 대중 IT수출이 1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국내 관련업체 또한 향후 수년 동안 중국시장에 대한 핑크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컬러 단말기와 카메라폰 등 휴대폰 제품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더러, 이동통신 선진시장인 한국시장에서의 인기제품은 곧바로 중국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검증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과언이 아니기에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매력이란 무한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 동안이나 중국시장이 한국 이동통신단말기업체들의 핑크빛 미래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이미 한국업체들이 전세계시장에서 경험했듯이 중국은 값싼 인건비와 자체 기술개발을 무기로 경쟁상대국들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 자체와 아시아시장에서의 중국업체의 존재는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아국업체들에는 업종에 관계없이 큰 위기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의 아시아시장이나 중국시장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큰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지라도 중국업체들의 약진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5% 이내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중국업체들이 올해는 2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일 전망이다.
물론 한국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것이 포함된 숫자이긴 하지만, 최근 중국시장에서의 휴대폰 단말기 판매 점유율이 외국업체들의 경우 답보내지는 후퇴를 하고 있다. 반면 중국 로컬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때, 더 이상 중국시장이 우리에게 핑크빛 미래만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매력이란 실로 엄청난 것이어서 중국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은 우리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오늘의 기술격차를 더욱 더 벌려나가 어떻게 해서든 중국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시장에서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제 중국시장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명암은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