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콘텐츠 업체들과 가전기업들이 인터넷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초고속인터넷망이 전국에 깔림에 따라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는 기업들의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닛케이위클리가 4일 보도했다.
주요 미디어 기업들은 스트리밍 기술을 사용한 콘텐츠 배급에 적극 나서고 있고 가전기업들은 디지털 콘텐츠를 TV를 통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시장이 커진다=지난 9월 현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600만명을 넘었고 2005년엔 전체 가정의 절반인 1980만 가구가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IT 시장조사회사 EC리서치는 올해 일본의 동영상 스트림 시장 규모가 지난해의 4배인 410억엔, 2005년엔 1769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디어 업계에선 누가?=일본의 완구 업체 반다이는 디지털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배급하는 ‘반다이 채널’을 설립, 10월부터 자사의 인기 만화영화 시리즈 ‘건담’의 최신 에피소드들을 인터넷을 통해 방영하기 시작했다. 최신 시리즈의 무료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건담의 인지도를 높여 관련 완구의 판매를 늘리는 것이 수익 모델. 반면 1979년 이후 방송을 타기 시작한 건담의 초기 시리즈 180여편은 유료 서비스하며 시장 반응을 점검하고 있다.
후지, 도쿄, 아사히 등 3대 민영 방송국은 ‘트레솔라’라는 온라인 콘텐츠 회사를 공동 설립, 80∼90년대의 인기 프로그램 60여종을 월 100엔에 서비스 중이다. 현재 회원은 약 6000명. 80% 이상이 30∼40대 남성이고 서비스를 하루에 평균 40분 이용한다. 트레솔라는 “사람들이 이제 긴 콘텐츠도 온라인을 통해 볼 준비가 된 것”이라며 고무된 모습이다.
도에이 영화사는 지난 9월 ‘은하철도 999’의 최신 에피소드를 유로로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다이에이 영화사를 인수한 일본의 거대 출판미디어 기업 가도카와쇼텐도 ‘라쇼몽’ 등의 고전 영화를 온라인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가전업체의 움직임=마쓰시타는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스트리밍 동영상을 일반 TV에서 볼 수 있게 해 주는 ‘브로드나우’라는 제품을 지난 10월 선보였다. 마쓰시타는 초고속인터넷 이용자의 60%가 디지털 콘텐츠를 PC보단 TV로 보고 싶어한다는 최근 조사 결과에 자극 받아 이 제품을 내놓았다. 고품질의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 환경이 개선됐다는 사실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소니는 TV 프로그램을 디지털 파일로 자동 저장할 수 있는 ‘코쿤’을 내놓았다. 코쿤 사용자는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이나 PC를 통해 멀리서도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다. 200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선택해 녹화할 수 있고 지정된 키워드로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도 있어 개인화된 TV 스케줄을 짤 수 있다. 소니의 안도 구니타케 회장은 “응접실의 TV가 코쿤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해 가정 엔터테인먼트의 새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에 온라인 접속 기능을 부가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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