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전망이 통신과 PC 등 분야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는 TSMC와 UMC 등의 파운드리 업체와 이 회사의 고객사 임원들의 말을 인용해 통신 분야의 실적이 PC 분야의 침체를 어느 정도는 상쇄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한 근거로 통신 업체들이 IT 거품 붕괴로 1년여간 계속된 침체를 겪었으나 최근들어 상황이 점차 안정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통신 분야의 호조를 들어 내년 2분기까지 연속적인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성장의 주 원동력은 유무선 통신과 일부 가전 분야가 될 것”이라며 “컴퓨터 분야는 미약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TSMC의 3분기 매출 중 통신 반도체의 비중은 34%로 이는 전분기 26%, 작년 동기 16%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에 비해 컴퓨터 관련 매출 비중은 36%로 전분기 45%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UMC 역시 통신 반도체 비중이 37%로 전분기 35%에 비해 늘어났다. 이 회사의 CEO인 피터 창은 “4분기에는 이같은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무선 통신 분야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PC분야는 악화되고 있다”고 모리스 창과 같은 견해를 내보였다.
양사의 주요 고객사이며 주요 통신 반도체 업체인 모토로라와 알테라의 실적도 양사 CEO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알테라는 매출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와 1%씩 늘었으며 4분기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최근 차이나유니콤의 모회사와 4억4600만달러치의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모토로라의 총괄 매니저인 조 이우는 “통신 분야 3분기 주문은 작년 동기에 비해 14% 늘었다”며 “반도체 분야가 회복중이라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통신에 비해 PC 분야는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다.
TSMC의 고객사이며 칩세트 업체인 비아테크놀로지스는 지난주 투자가 모임에서 앞으로 저가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회사의 사장인 첸 웬치는 이날 “수익을 개선하는 방법은 가격과 비용 2가지뿐”이라며 “저가수익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공급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TSMC와 UMC의 고객사이며 그래픽 칩 설계 업체인 ATI테크놀로지스도 웨이퍼 주문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