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판도와 오는 2004년 있을 대통령 선거의 풍향을 가늠할 미국 중간선거의 개표가 5일 오후 6시(한국시각 6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됐다. 하원의원 전부를 선출하고 상원의원 및 주지사를 개선하는 이번 중간선거의 대략적 윤곽은 이날 자정(한국시각 오후 2시) 이후에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전자투표가 확산되는 추세에 발맞춰 전자투표 시스템의 성공적 작동 여부가 큰 관심을 모았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전자투표 시스템 중 일부에서 장애가 발생, 전면적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에는 아직 무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주는 조지아주인데, 이는 미국내 전체 카운티의 16%인 510개 카운티가 이번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 주로서는 최대량인 1만9000대의 터치스크린 방식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지아주의 ‘대규모 전자투표 실험’은 159개 카운티 중 3개 지역에서 시스템 작동이 멈춰서는 등의 기술적 장애가 발생하는 오점을 남겼다. 특히 이중 2곳에서 발생한 장애는 심각한 것이어서 주당국의 ‘사소한 문제’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최악의 경우 소송문제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대다수 유권자들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 방식에 매우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틀랜타에 사는 한 유권자는 “ATM기기처럼 사용하기 편했다”며 “4살난 내 손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웠다”고 밝혔다. 조지아주와 같은 기계를 사용한 몽고메리 카운티의 경우에도 큰 문제없이 투표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지아주와 함께 플로리다주에서도 일부 터치스크린 기기와 광스캐너에 문제가 생겨,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플로리다주의 터치스크린 기기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일렉션시스템스&소프트웨어라는 회사가 제작, 공급한 것인데 주 당국은 “브로워드카운티에 설치된 5500대 중 하나의 기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뿐 나머지는 이상없이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전문가들은 미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구형 투표시스템을 신형기기로 교체하는 데 39억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 6년안에 모든 주의 75%가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