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가 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1000만가입자라면 인구 4.7명당 1명꼴로 보급된 셈이다. 이는 지난 1998년에 두루넷이 국내 최초로 케이블모뎀 서비스를 개시한 후 불과 4년여만에 이뤄진 놀라운 성과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다고 한다. 특히 이같은 인터넷 가입자수라면 세계 1위 수준으로 인터넷 이용은 물론 통신 인프라 측면에서도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하겠다.
이같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급증은 우리에게 두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먼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증가가 우리의 인터넷산업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발전과 컴퓨터 이용확대에 따라 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그에 발맞춰 초고속 인터넷의 공급이 급속히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 1000만회선 보급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도 국내 IT 등 관련산업을 활성화하고 AT&T·NTT·BT 등 세계 유수 통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통신사업자의 경영구조를 건실하게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1000만회선은 정부·기업·개인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연결하여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다른 나라보다 앞서 디지털경제시대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캐나다의 2배, 미국의 4배, 일본의 약 8배 등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앞설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부가가치 창출, 생산액, 고용 등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는 지난 4년간 초고속 인터넷망에 투자된 금액은 약 11조원으로 IT관련산업 생산유발액 17조원, 부가가치 유발액 5조8000억원, 고용유발 59만명 등의 파급효과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 반면에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1000만대에 이른 지금 인터넷 이용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않다. 음란물 배포, 해킹, 바이러스 유포, 스팸메일 등 갖가지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다 이같은 문제가 그간의 여러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악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이는 한마디로 인터넷 가입자의 증대에 걸맞은 ‘제대로 된 인터넷 문화’가 형성되지 못한 데 그 이유가 있다.
그동안 추세를 보면 인터넷 가입자는 앞으로도 계속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정통부는 양적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축된 인프라를 질적 측면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초고속 정보통신망 고도계획에 따라 초고속 인터넷의 광대역화 및 보편적 서비스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초고속 인터넷 사용의 질적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올바른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본다. 아무튼 초고속 인터넷 1000만가입자 돌파가 우리 인터넷 사용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