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중국-이동통신상버 경제성장 축으로 부상

 지난 80년대 말 디지털 기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세계 이동통신산업이 고속 성장단계에 진입하자 전세계 대형 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강한 자금을 투입,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의 생산 및 상용화에 주력했다. 중국은 투자 부족, 기술 낙후, 경제력 취약, 주변산업 침체 등으로 세계 수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90년대 초반부터 맹추격했으나 휴대폰 제조산업에 발목이 묶여 자국시장은 외국 제품에 의해 독점되다시피 했다.

 이통분야에서 거의 모든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독자 혹은 합자기업을 설립했다. 98년부터 중국은 신식산업부 등 관련 부처들이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외자유치, 제품수입 관리, 허가증제도 실시, 완제품과 부품의 개발 및 상용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중국 이통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98년 중국 휴대폰 생산량은 850만대(20만대 수출, 450만대 아날로그 생산)였으나 2000년에는 5400만대(전체 GSM 휴대폰), 2001년에는 8700만대(2270만대 수출)로 급성장했다. 98년 중국 이통산업은 매출액 470억위안, 수출 4억달러를 기록했으나 2001년에는 매출액 2000억위안, 수출액 43억달러를 기록하면서 98년 대비 각각 3배, 10배 늘었다. 모바일 제품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초 중국의 GSM/CDMA 디지털 모바일 교환기, 기지국 시스템 및 휴대폰 등을 생산하는 업체는 43개(외국계 기업 포함)였는데 이 가운데 휴대폰 생산업체가 37개(외국계 기업 22개 포함)를 차지했다. 현재 중국은 디지털 모바일 교환기 생산규모가 4000만회선이며 기지국 시스템은 150만채널에 달한다. 올해 휴대폰 총 생산규모는 1억2000만대(GSM 휴대폰 1억대, CDMA 휴대폰 2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이 가운데 GSM 휴대폰 생산규모가 9000만대로 전체 휴대폰 생산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통산업의 고속 성장은 주변기기 부품생산을 크게 촉진하고 정보산업 및 기업의 구조와 제품구조의 조정을 야기했다. 이통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99년부터 3년 동안 중국 정부는 디지털 이통산업 제품의 국산화에 주력하면서 휴대폰 및 주변기기 부품 생산에 부양책을 실시했다. 또 정부·금융기관 및 업체들은 60억위안을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현재 중국 업체들은 GSM 교환기, 기지국시스템의 개발 및 생산 기술을 확보했으며 GSM 휴대폰 디자인, 시스템통합(SI), 응용차원에서 소프트웨어 디자인, 하드웨어 모듈 디자인 및 양산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00년 중국의 토종 모바일 교환기, 기지국 및 휴대폰의 자국시장 점유율은 각각 12%, 10%, 11%를 기록했다. 올해 토종 휴대폰의 자국시장 점유율은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싱통신이 독자 개발한 CDMA시스템 장비는 차이나유니콤 CDMA망 1차 구축시 7.8%를 점유하기도 했다. 올 연말까지 중국은 GSM 휴대폰 1500만∼2000만대, 모바일 교환기 2000만회선, 모바일 기지국 50만∼60만채널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99년부터 외국 투자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 업체 연구·개발(R&D)센터 구축, 기술 이전, 제품 현지화, 수출 확대 등을 위한 지원 정책을 적극 확대해 지난 3년 동안 100억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다국적 업체들과 국제 유수의 이통업체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 상당한 수준의 R&D센터를 설립하고 생산라인 이전에 박차를 가해 중국을 세계시장을 겨냥한 이통제품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 98년 이전에는 모토로라·노키아·에릭슨·지멘스·필립스·알카텔·루슨트·NEC·마쓰시타·소니·미쓰비시 등 세계 유수의 모바일 제품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생산기지를 설립했다. 하지만 단지 중국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투자 및 생산규모가 작고 기술수준이 낮으며 투자총액도 20억달러에 불과해 GSM 디지털 휴대폰 생산량은 400만대, 수출 물량은 20만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말 기준 업체들의 투자액은 40만달러를 넘어섰고 GSM 휴대폰 생산규모는 누계로 7000만대가 넘어 18배 신장하고 수출물량은 3700만대가 넘어 180배 늘었다. 이밖에 삼성·LG·산요 등 CDMA 제조업체들이 진입, 중국 시장을 확장시켰고 기술수준을 끊임없이 향상시켜 중국이 그들의 주 수익원이 되기에 이르렀다.

 집적회로(IC)·판식 부품·LCD 모니터·리튬이온 전지 등 휴대폰 주변기기 분야에서도 외국 기업의 투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모토로라는 17억달러를 투자, 톈진에 집적회로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노키아는 세계 주요 부품제공업체와 함께 100억위안을 들여 베이징에 싱왕공업단지를 구축했다. 지난 3년 동안 중국은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전자기반 제품 제조업분야에 70억달러의 해외자본을 유치했다. 그 결과, 정보산업 제품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러시를 이루면서 중국의 산업구조 조정 및 업그레이드를 촉진했다.

 세계 경기침체 및 정보통신 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통신산업은 특이하게 지속적인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날로 활성화되고 있다. 휴대폰 성능 대비 가격의 향상으로 휴대폰 보급속도가 빨라져 90년에는 중국 이통 가입자 수가 2498만명으로 보급률이 2%에 머물렀지만 올 6월 현재 중국의 이통 가입자수는 무려 1억7600만명을 헤아리고 있고 보급률도 13.8%로 급증, 세계 1위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