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3대 포털 요금차등제 등 서비스 쇄신

 AOL, 야후, MSN 등 3대 포털이 이익을 한 푼이라도 더 내기 위해 인터넷 시계를 꺼꾸로 돌려놓고 있다.

 이들은 너나없이 기존 케이블TV사업처럼 콘텐츠와 인터넷접속서비스를 한 데 묶은 통합서비스와 요금차등제를 도입하고 커뮤니티 형성툴을 앞세워 가입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다. 반면 이들 포털은 경기침체로 인해 인터넷광고 유치에는 전보다 소극적이다. 포털들이 추구하는 이같은 사업모델이 장기간에 걸쳐 이들 포털에 이익을 가져다줄지는 아직 의문이다.

 AOL과 MSN이 지난달 AOL 8.0과 MSN 8.0을 각각 선보였고 야후는 이보다 앞서 9월 SBC와 손잡고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새로 시작하면서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사실 인터넷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포털간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무료 서비스를 그럴듯하게 포장해 유료 서비스로 바꿔 소비자에 통합 서비스로 제공하는 케이블회사들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와 동시에 차별 요금제도 도입했다. 인터넷 접속속도에 따라 광대역 요금을 다르게 정하고 콘텐츠 접속을 선불제로 전환하며 인터넷접속과 콘텐츠 두 서비스를 밀접하게 연결시켜 통합 서비스로도 제공한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찰린 리는 “한 달에 몇 달러를 추가 부담해 케이블채널 패키지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는 많다”며 “인터넷회사도 케이블TV회사처럼 서비스를 합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실제로 추가비용을 지불할 만한 매력적인 상품이 기본 다이얼업 접속 이외에는 드물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술조사업체 ARS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크 커시는 “이용자가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만한 서비스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업체들은 콘텐츠보다는 속도가 더 빠르거나 전화회선에 연결하지 않고 ‘상시접속’이 가능한 편리성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고 낙관하고 있다.

 다음은 업체별 전략과 과제.

 ◇AOL=현재 기로에 서 있다. 가입자가 2650만명으로 미 최대 ISP이지만 주력사업인 다이얼업 모뎀 방식의 인터넷접속사업은 이미 정체돼 있고 다른 업체들의 요금인하로 고전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당국이 타임워너와 합병거래를 조사할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그래도 AOL은 방대한 음악과 비디오 콘텐츠를 접속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반면 AOL은 뚜렷한 광대역 전략이 없다. AOL의 다이얼업 사업은 광대역보다 훨씬 이익률이 높아 적자를 보고 있는 AOL로서는 광대역으로의 전환을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운 처지다. AOL 8.0에서 사이트 팝업광고를 없앤 것은 다이얼업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AOL은 타임워너 케이블을 통해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최근 곧 합병될 AT&T브로드밴드, 컴캐스트와 초고속 접속서비스를 위한 제휴관계도 체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AOL에 두 가지 선택방안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는 이른바 ‘HBO 방식’으로 타임워너 콘텐츠를 온라인에 같이 제공하는 길이며 다른 하나는 스스로 최고급 온라인 접속업체로 변신해 적정요금에 인터넷접속과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다.

 스티브 케이스 AOL타임워너 회장이 합병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난주 시사, 제3의 대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MS=MS만큼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인터넷전략을 자주 바꾼 업체는 없다. MSN은 MSN 8.0 개발과 홍보에만 5억달러를 지출했다. MSN 서비스는 가격공세와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AOL과의 격차는 다소 줄였지만 가입자가 900만명으로 AOL보다 훨씬 처진다.

 MSN의 인터넷전략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판매할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과 인터넷 접속이나 온라인 광고 대신 요금결제나 미디어 스트리밍 등 온라인 거래 관련 매출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MS는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등과 제휴해 최근 출범한 SBC야후 DSL서비스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MSN은 MSN 8.0 발표를 계기로 무료인 MSN 사이트의 기능과 인터넷접속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처음으로 구분해 차별화시켰다. 유료 고객은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ISP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한달 9달러 95센트를 내고 이에 접속할 수 있다.

 포레스터의 리는 광대역 접속 전환을 바라는 AOL 가입자 5명 중 1명이 MSN과 야후SBC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야후=테리 세멜 CEP는 유료 고객을 확보하는 첩경이 ISP를 통하는 것이라고 믿고 SBC와 제휴했다. SBC와의 제휴는 18개월 전 할리우드를 떠나 야후에 합류한 후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서비스 대부분을 유료로 전환하고 있는 세멜에게는 최대의 승부수다. 애널리스트들은 SBC와의 제휴로 발생하는 매출이 내년 야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SBC의 광대역 가입자는 웹 접속속도에 따라 가격이 다른 인터넷접속 패키지 서비스의 일부로 여러가지 야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야후는 앞으로 인터넷 가입자를 상대로 주문형 게임에서 나아가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기반 프리미엄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복안이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