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키를 사용하지 않고 전체 고속 데이터 흐름을 통째로 암호화해주는 양자 암호시스템이 개발됐다.
EE타임스에 따르면 노스웨스턴대의 프렘 쿠마 교수와 호레이스 유엔 교수가 공동으로 인터넷 광섬유 백본의 데이터 전송속도로 암호화가 가능한 양자 암호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보안이 보장되지 않는 회선으로 암호키를 전송하는 양자키분배(QKD)기술을 사용하는 기존 양자암호화시스템과는 달리 전송되는 각각의 비트에 양자 편광각(polarization angle)을 적용시켜 데이터 흐름 자체를 해킹이 불가능하도록 해준다.
쿠마는 “프로토타입은 250Mbps의 속도로 움직이는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으며 향후 5년내에 인터넷 백본의 속도인 2.5 의 속도로 암호화하는 2세대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쿠마 교수팀에 앞서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대와 아이디퀀티크가 공동으로 양자 암호화 프로토타입 장비를 개발하고 이달 초에는 매직테크놀로지스도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으나 QKD를 사용하는 이들의 시스템은 현재 속도와 전송거리가 각각 1Kbps와 70㎞로 제한 받는다.
이와 관련, 쿠마는 “1Kbps의 속도면 256비트 암호키를 초당 네번 갱신할 수 있어 해킹을 어렵게 하지만 해커는 암호해독에 제한 시간이 없다”며 “QKD는 느리며 장거리와 고속 통신에 적당치 않은 반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실제 응용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력 업체인 텔코디아테크놀로지스, BBN테크놀로지스 등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5년내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은 미 국방고등연구계획청(DARPA)으로부터 향후 5년간 지급되는 470만달러의 자금도 확보했다.
현재 보안 업계는 표준 56비트 DES 암호 코드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면 수시간내에 해독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러 256비트 키를 사용하는 차세대 표준 AES까지 등장했지만 암호해독에 동원되는 컴퓨터의 속도도 함께 빨라지고 있어 해독이 불가능한 궁극의 암호시스템인 양자암호시스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