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정부가 지배하고 있는 벨기에 이동통신회사 벨가콤(Belgacom)이 프랑스 통신그룹인 세제텔(Cegetel)과 합병하기 위해 최근 예비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두번째 이동통신업체인 SFR를 거느리고 있는 세제텔을 놓고 프랑스 거대 미디어기업인 비벤디유니버설과 영국 거대 통신기업인 보다폰이 서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다투고 있다. 양사의 합병에 대해 한 소식통은 “이웃하고 있는 벨가콤과 세제텔이 합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한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보다폰이 비벤디유니버설에 제안한 세제텔의 지분인수 입찰 기한일인 12월 10일까지는 벨가콤과 세제텔의 합병이 성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산업정보원은 벨가콤의 가치에 대해 보다폰이 제시한 세제텔 입찰가인 130억유로(130억5000만달러) 와 비슷하게 평가했는데 자금난을 겪고 있는 비벤디는 세제텔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벨가콤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는 벨기에 정부는 지난 95년부터 지분을 팔기 위해 간헐적으로 회담들을 가져왔는데 작년에는 벨가콤과 네덜란드 KPN텔레콤의 합병 회담이 무효화 되기도 했다. 벨가콤은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진출을 꾀하고자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는데 합병은 소규모 유럽 이동통신업체가 부채에서 벗어남과 아울러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현금다발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벨가콤 최고경영자 존 고센스는 “우리는 프록시머스의 경우처럼 전략적 제휴 형태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이동전화회사는 벨가콤과 보다폰이 각각 75%와 2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정부 지분을 제외한 벨가콤의 나머지 49.9% 지분은 미국 SBC커뮤니케이션스와 덴마크 TDC가 주도하고 있는 대부분 외국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보유하고 있다. 미국 SBC는 세제텔의 지분도 15% 가지고 있는데 이미 보다폰에 이를 23억유로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