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석/한국IDC 커뮤니케이션 앤드 인터넷 리서치 그룹 책임연구원
◇서론
지난해 세계 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분야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는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와 데이터 트래픽 증대에 따른 병목현상(bottleneck)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 서비스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메트로 이더넷 기술은 기존의 LAN 기술이 갖는 장점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비 가격, 효율적이고 증명된 기술 등을 바탕으로 보다 높고 안정적이며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속도의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통신 사업자들이 전용선이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의 상호 침식을 우려해 서비스 도입에 소극적이어서 시장 확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전세계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규모와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의 범위와 정의=IDC에서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옵티컬 이더넷 접속 서킷을 통해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옵티컬 이더넷은 통신 서비스 업체 네트워크의 광섬유망(Optical Fiber)을 통해 이더넷 LAN 패킷을 사용하는 것을 지칭하며 이 때 가입자 말단에서는 구리선이 사용되기도 한다. 또 대역폭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속도로 제공이 가능하다.
본 조사에서 사용되는 매출액은 최종사용자(end-user)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 금액에는 인터넷 접속료만 포함되고 애플리케이션 사용 금액은 제외된다.
◇시장현황=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용자 증가와 관련 콘텐츠의 확대는 보다 많은 대역폭을 요구하게 됐으며 특히 도심구간(MAN)에서의 병목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서 메트로 이더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더넷 기술은 현재 메트로 구간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더넷은 기존 SONET망과 비교할 때 △가용성(scalability) △비용 △신속한 구축 △관리 용이라는 4가지 장점을 가진다.
특히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단순한 네트워크 구조를 갖고 있어 관리가 용이하며 기존 전용선 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또 기존 기술과 달리 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서비스 속도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필요 이상의 대역폭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에 따른 광섬유 포설이 선행돼야 한다. 비록 최근까지 광섬유의 가격이 급속히 하락했지만 여러 나라에서 광섬유 포설에 따른 재정적인 문제가 현재의 침체된 통신 시장환경에서 서비스 제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기존에 이미 전송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경우에는 네트워크에 대한 중복 투자의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현재 진행중인 국가나 거주지나 사무실 밀집지역의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메트로 이더넷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통신업체에서 전용선이나 초고속 인터넷과 같은 서비스와의 상호침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른 관련 사업자들의 소극적인 대응이 시장 확대에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기존의 전용선이나 비동기전송모드(ATM)·프레임 릴레이(Frame relay) 등과 같이 여러 대안적인 기술들이 존재하는 것도 메트로 이더넷 확산을 가로막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일정 자본금만 있으면 ‘다크 파이버(Dark Fiber)’를 임차해 사업을 개시할 수 있어 작은 시장에서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는 것도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전망=전세계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가입자는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2년 기준 100만명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120% 성장, 오는 2006년에는 19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일반 가정을 기준으로 할 때 그림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체 인터넷 접속 비중에서 메트로 이더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0.7%에서 2006년에는 5.6%로 전체 인터넷 접속 중에서 큰 비중은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접속 시장이 초기 단계인 중국의 경우 메트로 이더넷이 가정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실제 매출의 대부분의 경우는 가정용보다는 기업용에서 발생해 2006년에는 기업용 수요가 전체 시장의 8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측면에서 볼 때 2002년 현재 전세계 메트로 이더넷 시장 규모는 그림 4에서 보는 것처럼 20억달러로 추정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24% 성장, 오는 2006년에는 265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으로 보면 그림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대적으로 현재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가장 크며 2006년에도 전체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는 유럽 시장이 전체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메트로 이더넷이 주로 T1이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시장을 잠식하였으며 DSL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나 외곽의 새로운 개발지역 등을 중심으로 보급돼 왔다. 지금까지는 입스(Yipes)나 코젠트(Cogent) 같은 경쟁적 지역전환 교환사업자(CLEC:Competitive Local Exchange Carriers)들이 메트로 이더넷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이들 CLEC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SBC커뮤니케이션스·퀘스트·버라이존과 같은 기존 지역전화 교환 서비스 사업자(ILEC:Incumbent Local Exchange Carriers)들이 제공중인 기존의 전용선과 DSL 사업과의 상호침식을 감안해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시장확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럽 지역도 미국과 동일하게 ILEC들이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전용선이나 DSL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은 지역에서 메트로 이더넷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스웨덴 지역에서 텔리아(Telia)를 비롯한 4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럽 내에서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가장 활발히 제공되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 지역에서 패스트웹(Fastweb)과 킹컴(Kingcom)이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가 많고 국가적으로 초고속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통신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를 현재 구축하는 단계로 광통신망 구축이 보다 경제적으로 가능하여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활발히 제공되고 있다.
◇결론=앞서 언급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시장 확대추세가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는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보다는 이미 통신업체에 많은 수익을 제공하는 전용선 사업을 잠식하며 매출 규모를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시장은 후발 업체 주도아래 형성돼 왔으며 기존의 통신 업체의 경우 기존의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나 새롭게 형성된 거주지 등을 대상으로 소극적인 대응을 해왔다. 따라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의 여러 장점을 바탕으로 사용자 수요 측면에서 많은 요구가 있기 전에는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현재 많은 통신 업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상지출(OPEX: Operational Expenditure)과 자본지출(CAPEX:Capital Expenditure)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데다 이더넷 장비가 SONET/SDH 장비에 비해 가격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고 특히 이더넷 기술의 단순성과 관리 용이성으로 인해 메트로 이더넷 네트워크는 통신사업자에게 CAPEX와 OPEX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해 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10기가비트 이더넷 기술 발전 여부에 따라 기존의 전송장비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은 매우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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