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I 툴` 불황 속 호황

 경기 침체로 기업의 IT 지출이 꽁꽁 얼어 붙은 가운데 IT 프로젝트의 투자 수익을 예상해주는 투자수익(ROI) 툴이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C넷에 따르면 앨리닌, CIO뷰, 가트너 등이 IT 프로젝트의 리스크와 가능수익 등을 계산해주고 프로젝트를 미리 벤치마크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ROI 툴을 잇따라 선보였다.

 ROI 툴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많은 CIO들이 IT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돈줄을 쥔 CIO와 CFO에게 투자 이상의 수익이 따른다는 점을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또 ROI 툴은 재무지식이 없는 IT 전문가가 CEO나 CFO의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CIO뷰의 고객사인 네오스테크놀로지스의 IT담당 이사인 조지프 브레난은 “이같은 형태의 소프트웨어는 중요하다”며 “재무지식이 없는 기술자가 재무 전문가처럼 IT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앨리닌이 현재 잠재 고객사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ROI 툴인 ‘밸류IT’는 이론적 네트워크 스트리지와 윈도 서버 등을 가정하고 이에 필요한 IT 인력, 비용, 라이선스 경비 등을 산출해준다. 특히 같은 업종 경쟁사의 PC 보유 대수, 기술인력, 경영진, 세후수익, 인력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이들이 IT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추산해 주는 기능도 갖췄다. 이 기능은 시장조사단체, 설문조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의 데이터를 통합해 개발한 알고리듬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가격은 중소기업용이 1만달러, 중견기업용이 5만달러, 포천500대 기업용이 10만달러 정도다.

 IDC가 지분을 갖고 있는 CIO뷰의 소프트웨어는 ROI와 함께 총소유경비를 추정해주는데 무료로 제공되며 특정 시나리오를 운영해보기 위해서는 400∼3500달러 정도하는 ‘콘텐트 모듈’을 구매해야 한다. 이와 관련, CIO뷰의 사장인 스콧 매크레디는 “고객이 필요치 않은 것까지 구매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시스템 구성과 관련한 일련의 질문을 통해 ROI를 분석해준다. 매크레디는 자사 소프트웨어에 대해 IDC와 SEC의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가 이달 선보인 소프트웨어는 ‘스위스육군칼방법론’을 이용해 IT 프로젝트의 성공가능성을 점쳐주며 비즈니스 측면의 효과를 점검해볼 수 있다. 또 적기출하, 공급망의 효율성 등도 측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회사의 부사장 겸 리서치펠로인 오드리 애프펠은 자사 소프트웨어에 대해 “CEO와 CFO가 사용하는 잣대를 통해 IT 프로젝트를 살펴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6시그마와 같은 유명이론을 개발한 전문가 패널이 만든 방법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컨설팅 업체들이 수행해오던 작업을 대신해주는 ROI 소프트웨어가 컨설팅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레스터리서치의 대변인은 “소프트웨어보다 상세한 서비스와 일대일의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ROI 소프트웨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트너의 애프펠은 “ROI 소프트웨어가 자사 서비스의 보완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며 앨리닌의 대변인은 “밸류IT가 80% 정도의 정확도를 갖춰 완벽하지는 않지만 CIO가 CRM 또는 서버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가치가 있는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