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러더스·파라마운트·소니·유니버설·MGM 등 주요 영화사들이 합작 설립한 인터넷 주문형 영화(MOD) 업체 무비링크가 서비스를 개시한다.
AP에 따르면 무비링크는 오는 18일(현지시각)부터 디지털가입자회선(DSL)과 케이블 등 고속 인터넷을 이용한 MOD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무비링크는 ‘뷰티풀 마인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등 근작에서부터 ‘바바렐라’ 등 과거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들을 편당 1.99∼4.99달러에 제공할 계획이다. 무비링크는 그러나 영화유통 업계 사정을 감안해 영화별로 DVD나 비디오가 선보인 지 6주 후부터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무비링크측은 영화 압축파일은 평균 500MB로 고속 인터넷을 통해 한시간 정도면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은 리얼네트웍스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미디어 플레이어 프로그램을 통해 재생되며 품질은 VHS테이프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운로드한 영화는 24시간동안 횟수에 관계없이 볼 수 있으며 1일 기간의 라이선스가 완료되면 자동 삭제된다. 영화를 보지 않으면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에 30일간 남아있게 된다.
영화는 특히 불법복제 보호방지 기술이 내장돼 있어 암호화되며 다른 컴퓨터로 전송할 경우 재생되지 않는다.
관련업계에서는 무비링크의 서비스를 인터넷 파일교환(P2P)의 확산으로 불법복제 때문에 골치를 앓아오던 영화사들의 대응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비링크의 짐 라모 최고경영자(CEO)도 “인터넷 사용자의 25∼33%가 영화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불법복제 영화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차라리 업계가 합법적인 영화 제공에 나서는 편이 나을 것으로 판단해 서비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인터넷 부문을 껴안으려는 영화업계의 시도가 성공을 거두리라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피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리 블랙은 “할리우드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법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은 확대되지 않고, 영화 유통의 대다수는 극장이나 비디오렌털 등 기존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영화업계는 방법을 모두 잃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특히 소비자들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일에는 익숙지 않은데다 위성TV방송사와 케이블TV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VOD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무비링크가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무비링크에 월트디즈니와 20세기폭스가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공할 수 있는 영화 수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무비링크의 서비스를 계기로 인터넷이 영화유통 채널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블랙은 “무비링크 참여업체들이 좋은 콘텐츠를 얼마나 내놓는가 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