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해 정보통신 강국으로의 위상이 크게 강화됐다고 온 매스컴이 떠들썩하다. 서비스 개시 4년만에 일궈낸 성과라 그 의미는 더욱더 값지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초고속 통신망 구축이 선진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추천되고 일부 국가에서는 관계법안까지 만들었다고 하니 굉장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길은 필요할 때 만들게 된다. 길이 국가의 동맥으로 자리잡아 공단과 항구, 공항들이 원활하게 움직일 때 산업이 발달하게 된다. 이미 우리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었을 때 이런 감격을 맞본 경험이 있으며 이 길을 통해 산업화의 기틀을 엮어낸 바 있다.
초고속 통신망은 정보사회의 고속도로다. 그러나 정보사회로 가는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자평하기 앞서 따져볼 것도 있다. 전국에 고속도로를 연결해 놓았는데 그 길 위를 다니는 차량이 별로 없다면, 혹은 산업용 차량은 없이 놀러다니는 차량들만 가득하다면 그 길이 국가발전에 유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는 유례가 없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연결해놓고 그것만에 만족하고 활용하는 데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은 직장이나 가정은 물론 출장지에 들른 호텔에서도, 또는 길을 가다가 찾는 PC방에서도 항상 인터넷이 가능한 시대다. 근무중에도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많은 시간을 e메일과 채팅에 보내며 간간이 게임과 쇼핑도 한다. 초고속 통신망 덕분이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인터넷이라는 이기를 말초적인 용도로만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채팅과 연예인 정보 수집,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음란사이트에 중독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일면 재미있고 건전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전세계의 정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급속히 움직이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인이 번다는 옛말이 있다. 우리의 초고속망을 우리의 정보로 채우지 않으면 어느새 외국의 정보로 채워질 것이며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잘못된 의식을 갖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건전한 콘텐츠 육성에 힘써야 할 때다.
<최영선 애드온 사장 yschoi@add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