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mecenat)’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로 ‘기업이 이윤의 사회 환원과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각종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활동’을 가리킨다.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로 당대의 유명한 시인인 호라티우스·베르질리우스 등의 창작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에케나스(BC 76∼AD 8)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메세나 활동은 67년 미국에서 예술지원기업위원회를 시작으로 유럽·일본 등에서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협의회가 설립되면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94년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됐다.
메세나 운동은 기업의 문화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영리를 추구할 수 없는 문화단체나 기구에 지속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한다면 사회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도 심을 수 있다. 현재도 현악 사중주단을 지원하는 기업, 박물관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좋은 교육 장소를 제공하는 기업, 열차에서 문화행사를 하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이제 문화를 마케팅 도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기 기업에 맞는 한 가지 문화활동을 한 기업이 지원한다고 보면 우리 사회 전체적인 문화예술 수준이 얼마나 높아지겠는가.
소프트한 것이 크고 장대한 것을 이기는 시대다. 부드러운 감성에 호소하는 문화예술 지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기업에 신뢰와 존경심을 갖게 할 수 있다.
가족과 학생,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문화환경 제공도 기업에는 보람된 일일 수 있다. 어린이는 그 기업의 잠재소비자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기업이 지원한 문화를 접하고 예술을 누린다면 무의식적으로 해당 기업에 호감을 갖게 될 것이고, 그것이 기업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것이다.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경영자가 좋아하는 음악·미술 활동을 여러 사람이 함께 향유한다는 의미로 메세나 운동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경영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하고 그 일환으로 메세나 운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배경이 튼튼한 제품만이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메세나 활동에 대한 경영자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최재식 서울 양천구 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