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경쟁력 OECD 7위

 우리 정보기술(IT)산업의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7위로 상위권에 진입했으나 핵심기술 미흡에 따른 기술격차가 지속되고 인프라 활용도가 미흡해 이에 대한 집중적인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권남훈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14일 서울 우면동 KISDI에서 열린 ‘한국IT산업의 경쟁력 평가 및 시사점’ 토론회에서 OECD 국가 중 IT산업 경쟁력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핀란드·스웨덴·네덜란드·아일랜드·영국 순이며 우리나라는 7위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IT산업은 수출 규모와 특화도 면에서는 2위로 최상위권이며 IT인프라 수준은 4위, IT산업의 규모와 비중은 7위, 기술혁신은 8위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IT 인적자원과 노동시장부문에서는 15위, 친산업적인 정책·법·제도 환경과 금융·벤처창업 환경 부문에서는 각각 15위, 16위로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IT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72가지 통계자료 및 국제기관의 평가자료를 수집·분석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IMD의 2002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는 27위, WEF의 평가에서는 28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IT산업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권 박사는 “우리 IT산업은 지난 5년간 OECD 선진국들과 비교하더라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으나 인재육성 및 노동시장 환경, 금융 및 벤처환경 등이 여전히 미흡하고 그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발전을 이끌어낼 정책 및 법·제도 환경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관으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보통신 산업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왔다.

 ETRI의 한상영 박사(기술정책연구팀)는 ‘정보통신 기술개발 정책의 성과와 평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96년 이후 국내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 개발이 기초기술보다 산업화에 필요한 단기 소형 과제를 중심으로 이뤄져 핵심기술의 축적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따라서 연구기획 및 관리·평가체계의 혁신과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을 도모함으로써 장기적인 시장 예측과 국가적 관점에서의 기술 기획·평가를 시도하고 산·학·연으로 구성된 연구개발 주체들의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세계시장 진출과 기술개발에 따른 이윤을 확보하려면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연계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