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어디라도 받는 사람의 숫자에 상관없이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수단인 e메일은 바로 이 장점 때문에 필연적으로 스팸메일 공해를 양산해내고 있다. 이제 누구나 아침에 자신의 메일함을 열면 수북히 쌓인 스팸메일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스팸메일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스팸메일에 대한 각종 대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급한 일은 청소년에 대한 음란메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음란메일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어떻게 해서든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급히 시도해야 한다. 현재는 e메일 서비스 업체들이 성인·청소년의 구분없이 같은 방식으로 e메일 주소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스팸메일 발송자는 대상이 청소년인지 성인인지를 구분할 수 없어 모두에게 메일을 보낼 수밖에 없다.
청소년에게는 별도의 e메일 주소체계를 부여해서 그 주소의 소유자가 청소년이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스팸메일 발송자가 구분해서 메일을 보낼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법이다.
이처럼 청소년을 구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에게 음란메일을 보내는 이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청소년에 대한 음란메일 발송 처벌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청소년의 메일에는 스팸을 걸러낼 수 있는 기능을 일반 메일에 비해서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실명이 확인된 발송자의 메일만이 배달되도록 하고 ‘광고’라고 표현된 메일들을 단속하며 이미지가 많이 포함된 메일들은 부모가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TV가 유해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TV를 못보게 할 수는 없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스팸메일의 발송비용 대비 효과가 지속되는 한 스팸메일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못할 것이다. 완벽한 방법은 없겠지만 하나씩 개선시켜서 조금씩 보다 바람직한 인터넷 환경이 되도록 힘을 모아가는 수밖에는 없다. 우리가 인터넷 선진국이니 우리가 먼저 시도해야 한다.
<이해진 NHN 공동대표이사 haej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