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TTC에서 실력행사를.’ 소프트뱅크그룹이 일본 ADSL의 표준 전송방식을 인정하는 단체인 정보통신기술위원회(TTC)에 관련 업체 74개사를 대거 가입시키는 이례적인 실력 행사에 들어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본래 TTC의 회원사는 141개였으나 이로써 일약 215개사로 회원사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번 조치는 소프트뱅크가 TTC내에서 발언권 강화를 위해 감행한 것인데, 이의 배경에는 12Mb ADSL서비스를 둘러싼 표준 인정 문제가 숨어 있다. 소프트뱅크그룹내 ADSL서비스업체인 비비테크놀로지(BBT)가 지난 8월초 일본내 최초로 개시한 초당 최고속도 12Mb ADSL서비스를 아직 TTC가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
BBT가 제공하고 있는 12Mb서비스는 상향 회선의 빈 공간을 이용해 하향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인 ‘Annex A.ex’을 채택하고 있다. TTC측은 이 기술이 타 회선에 간섭 등 악영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BBT측에 검증 데이터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BBT측은 현행 표준방식과 같은 기술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제출하지 않고 맞서고 있다.
소프트뱅크측은 지난 8월말에는 TTC내 스펙트럼관리표준작업회의 위원장인 고바타케를 영업방해 등의 이유로 제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 왔다. 이번 대량 가입도 자사의 ADSL서비스가 표준으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인 셈이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