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실리콘밸리에 `빈 의자`는 없다

 실리콘밸리 취업난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감원이 아직 줄을 잇고 있어 곧 고용시장이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샌타클래라카운티 실업자수가 10월 중 8만명에 육박, 실업률이 7.9%로 치솟아 지난 83년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10월 실업률은 당초 실업률 7.7%에서 상향 보정된 9월의 실업률과 같은 수준으로 캘리포니아주 전체 및 미국 전체 실업률보다 훨씬 높다. 10월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실업률은 6.4%, 미국 전체의 실업률은 5.7%에 달했다.

 샌타클래라카운티의 신규 고용자수는 10월에 소폭 늘어나 1200명 가량이 증가했다.

 약 3개월전 해고된 제품 마케팅 매니저 빅터 로스캇은 “일자리는 적고 구직자는 넘쳐나 취업 면접조차 받기 힘든 실정”이라며 “고용시장이 거의 20년 만에 최악”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중역알선업체 마이클제임스라이드의 전무 마이클 라이드는 “구직자가 너무 많아 구직 희망자들은 희망 직책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취업조건 협상에서 입지가 매우 약화돼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고용 사정이 주 전체와 미국의 다른 지역보다 더 나쁜 이유는 이 지역 기업들이 기업의 기술 지출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지역 기업보다 높아 기술 지출 삭감으로 더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콜래버러티브이코노믹스의 사장 더그 헨톤은 “소비자의 지출도 계속되고 정부는 방위비와 국가 보안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데도 유독 기업 투자만 정체돼 있다”며 “모두가 기업들이 정보기술 지출을 재개하는 시기가 언제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 사정이 곧 호전될 것이라는 몇가지 징후가 있기는 하다.

 우선 11월과 12월에는 소매업체들이 보통 휴가시즌 특수를 위해 신규 채용을 늘리게 된다. 수주 증가로 고용시장 호전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인력알선업체들은 구인 수요가 그런대로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 일부 업체도 구인 수요가 소폭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다 인력알선을 포함한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취업자는 샌타클래라에서 9∼10월 700명이 늘어난 데 이어 연말까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력알선업체 아데코의 지역 부사장 나탈리에 헨드릭스는 이에 대해 “완만하지만 분명 취업사정이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너제이스페리온스태핑그룹의 지역 실장 크리스티나 볼러도 고객사의 상당수가 내년 1∼2분기에 채용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전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