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모바일PC 대중화시대 열린다

 극심한 정보기술(IT)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시장이 확대되는 곳이 있다. 바로 노트북컴퓨터로 대표되는 모바일PC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출장이 잦은 직장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모바일PC가 최근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과 가정내 사용자(홈 유저) 층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IT컨설팅 회사 가트너그룹은 최근 펴낸 보고서를 통해 특히 지난해부터 모바일PC의 성능 및 이동성이 크게 향상된데다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학생과 가정주부 등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

 

 ◇시장상황=지난 98년과 2002년 중반 사이에 모바일PC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무려 50% 이상 증가했다. 현재 출고되는 PC 4대 중에 1대는 모바일PC며 그 비율은 앞으로 더욱 높아져 오는 2006년경에는 3대 중 1대가 모바일PC가 될 것이다. 최근 많은 PC사용자들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PC로 전환하고 있고, 또 신규 PC 사용자들은 처음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PC 수요는 일정하지가 않다. 일본의 경우엔 전통적으로 소형 제품을 선호하는 조기 PC 사용자들이 시장성장을 이끌고 있고 모바일PC 판매량이 데스크톱PC 판매량을 상회한다.

 그밖의 지역에서는 모바일PC 점유율은 시장성숙도와 큰 관계를 갖고 있다. 남미지역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에서 전체 PC 시장에서의 모바일PC 점유율은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PC 사용자들은 매우 다양하다. 다년간 모바일PC는 업무상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 가정내 사용자들이 전체 모바일PC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모바일PC가 저렴한 가격과 성능 및 이동성 향상 등이 결합돼 새로운 수요를 자극하면서 가정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모바일PC는 최근 전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PC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인하와 성능 차별화=모든 PC의 가격이 최근 수 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지만 델이 시장 점유율 상승을 목적으로 가격인하 전쟁을 선포하면서 2001년에는 그 하락세가 더욱 급해졌다. 이는 모바일PC 시장에 두 가지 큰 변화를 불러왔다.

 우선 모바일PC 가격이 절대 액수는 물론 상대적인 가격 모두에서 보다 큰 매력을 갖게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공급업체들이 가격인하를 통해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지각하면서 연쇄적인 가격하락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데스크톱PC 부품으로 제작된 모바일PC 공급이 크게 늘어났다.

 데스크톱PC와 비교한 상대적인 가격인하는 분명히 많은 사용자들을 유인할 수 있지만 특히 개인 구매보다는 기업 조달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같은 데스크톱PC 부품의 사용은 이러한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를 제공했다.

 또 이러한 방법은 동시에 데스크톱PC와 모바일PC 간의 가격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모바일용 CPU는 보통 데스크톱용 CPU에 비해 클록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데스크톱 버전 사용은 이러한 갭을 없앨 수 있게 해주고 CPU 제조업체로 하여금 데스크톱과 모바일 제품군 간의 가격차이를 줄이도록 다그쳤다.

 따라서 모바일PC의 성능상의 단점이 대폭 줄어들었으며 이 점은 소비자 사이에 대부분의 PC 프로세서들이 상당한 여유성능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역설적이지만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어느 정도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업체들이 주도했다).

 ◇사양의 세분화=데스크톱용 마이크로프로세서에 기반을 둔 저가형 모바일PC의 성공은 또한 모바일PC 시장의 또 다른 추세인 사용자 요구 사항을 세분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데스크톱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사용은 전력 소모를 크게 증가시키며 배터리 수명을 짧게 한다. 이러한 모바일PC에 대한 수요증가는 구매자들이 이동중에 사용하는 것보다는 전원을 연결해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아예 배터리가 없는 모바일PC의 출현에 의해 더욱 확실히 입증됐다. 이들 사용자의 주요 관심사항은 이동성보다는 디자인과 크기인 것이다.

 또 무선기술의 인기는 이동성이 1차적인 관심사인 사용자들도 있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정확히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것을 목표로 인텔이 신형 저전력 모바일PC 프로세서 개발에 착수함에 따라 주요 모바일PC 디자인이 향후 5년 안에 8∼10시간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될 것이다. 모바일PC 제품과 용도의 다양성은 이미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모바일PC 시장의 판도변화=이러한 변화가 생기면서 우리는 새로 출현하는 시장성격에 대해 자문했다. 사용패턴이 수요를 이끄는 주요 동인임이 명백하기에 사용자 유형별로 우리의 연구를 세분화한 뒤 지리적 차이에 따른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다.

 일반적으로 기업 고객들은 표준적인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 지역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제품은 다른 지역 사용자에게도 거의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른 모바일PC 점유율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앞으로 5년 동안은 이러한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바일PC 도입이 모든 지역에서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비교적 성숙한 시장들은 도입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사용자들은 모바일PC 기능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계층이므로 앞으로 모바일PC의 성능 및 기능 향상은 도입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기업 사용자들은 구입비용과 총 소요비용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향후의 성장은 가격인하와 관리기능의 개선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학 등 교육관련 분야도 기업용 모바일PC 시장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두 영역은 큰 구매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관리방법과 IT 투자자본 조달방법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결과적으로 시장구조와 외형에 차이가 있다.

 교육 시장은 일반적으로 모든 수준의 교육에 있어서 모바일PC 사용의 증가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IT 보급과 잠재적인 노동력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PC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가정내 사용자층이었으며 이 분야는 앞으로의 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다. 그러나 가정 내 사용자는 다양한 계층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도 지역과 기능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개발과 기능들이 일부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정 내 사용자들이 1차적으로 검토하는 사항은 가격이다. 적정한 가격대의 적정한 제품은 고객들을 유혹할 수 있지만 모바일PC 공급업체들의 마진은 다른 영역에 비해 줄어들 것이며, 추가로 발생하는 영업비용까지 감안하면 마진축소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중소기업(SMB)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도 다른 어떤 그룹보다도 여러 갈래로 세분화돼 있다. 중소기업은 전반적인 비즈니스 활동뿐만 아니라 직원 숫자와 매출액 등 외형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수들로 인해 기업별 구매패턴도 다양하며 그 외에도 다른 시장 영역에도 영향을 주는 지리적·문화적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성과 이로 인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SMB는 중단기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성장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잠재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경험과 모바일PC 공급업체 자신의 손에 달려있다. 만약 성공하면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시장성장은 짧은 순간에 막을 내릴 것이다.

 모바일PC 시장은 이처럼 분야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데스크톱PC 시장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바일PC 시장을 극대화하는 것은 업계가 사용자들의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