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英보다폰 `살림 주름살` 펴졌다

세계적 이동통신기업인 영국 보다폰은 세금 전의 이익과 지난 9월까지의 6개월간 재정이 42억5000만파운드(62억달러)로 높아졌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나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32억5000만파운드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이번 발표로 인해 보다폰의 주식은 전날보다 12.7% 상승한 12.5파운드에 마감됐다.

 이 회사는 지난 9월말 총 가입자수가 1억750만명에 달하며 작년 동기보다 12.5%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가입자 증가를 보이고 있다. 보다폰의 최고경영자인 크리스토퍼 겐트는 “새로운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조성된 성장 환경을 잘 이용한 결과로 예상보다 훨씬 양호한 재정지표가 이를 잘 웅변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폰의 성공적 성과는 사진전송 네트워크 서비스인 ‘보다폰 라이브’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고객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보다폰은 많은 선지불 소비자들을 장기간 계약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판매분야에서의 성장은 특별히 일본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보다폰 일본 계열사인 ‘J폰 보다폰’이 일본 이동전화시장의 전반적인 수요부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있다. 보다폰의 일본 지사는 경비를 절감하고 있는데 다음달에 시작되는 3세대 서비스에 대한 인프라 투자에도 비용면에서 크게 소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NTT도코모를 제치고 다시 세계 최대 이동통신기업으로 부상한 보다폰이 전세계에서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의 미국 지사는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가입자 성장 속도가 늦어지는 등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보다폰은 세계적 미디어기업인 비벤디가 가지고 있는 프랑스 이동전화회사 세게텔의 지분 44%를 인수할 계획인데 이 때문에 일부 투자가들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다폰은 68억유로가 소요되는 이번 인수건은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는 것이라며 투자가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비벤디로부터 한 차례 거절을 당한 바 있는 보다폰은 최근 인수조건을 수정, 다시 인수안을 제출했는데 비방디는 오는 12월 20일까지 보다폰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다폰의 일부 투자가들은 지난 90년대 말 통신붐이 한창일 때 보다폰이 사들인 기업의 가치가 별로라는 점을 들며 이번 인수가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출혈이 심한 인수’가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보다폰의 주식 자체도 올들어 40%나 추락하는 등 통신분야의 시장이 우울한 현실도 한몫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