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 ygson@icc.or.kr
우리나라 총인구는 대략 46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 중 장애인과 노인은 522만명으로 10%를 조금 넘는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나간다고 하니 전체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미약하다. 특히 정보화에 있어서 장애인과 노인은 소외계층으로 분류돼 정보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자연 일반국민과의 정보격차가 심각하다.
실제로 최근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조사해 발표한 ‘2002 정보취약계층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및 50세 이상 고령층의 컴퓨터 이용률은 24.1%와 11.4%, 인터넷 이용률은 22.4%와 9.1%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국민의 컴퓨터 이용률 63.0%와 인터넷 이용률 58.0%와 비교하면 매우 커다란 차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장애인과 노인들이 정보화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사회에 대한 인지율이 장애인은 46.1%, 고령층 37.1%로 전체 국민의 정보화 인지율 77.0%보다 각각 30.9%, 39.9%포인트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계층간 갈등을 심화시켜 사회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나마 지난 200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정보통신부 등 10개 정부부처가 실시한 1단계 국민정보화교육의 성과로 장애인·노인 등의 컴퓨터 이용률 및 인터넷 이용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IT강국을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여전히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과 사회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내년에 36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보격차 해소에 발벗고 나선다니 반가운 일이다. 거기에 최근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담기관으로 우리 센터가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것 같아 책임이 더욱 막중해진다. 그러나 정보격차 해소는 어느 하나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90%가 나머지 10%에 관심과 힘을 모아준다면 진정한 IT 일등국가는 결코 멀지 않은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