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게임기 X박스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X박스 라이브’가 15일(현지시각) 시작됐다. MS의 경쟁사인 소니와 닌텐도도 최근 자사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인션2(PS2)와 게임큐브용 인터넷 접속 장치를 각각 내놓는 등 온라인 게임 부문에서 꾸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S X박스 라이브의 정식 출범을 계기로 2004년엔 6억7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X박스 라이브=MS는 X박스 라이브에 1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는 등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MS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위해 100만명의 사용자가 동시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독자 운영할 계획이다. X박스 라이브를 즐기기 위해선 초고속인터넷에 가입돼 있어야 하며 1년 사용료는 49.95달러다. 가입자는 ID에 해당하는 ‘게이머택’을 발급받아 어디서 어떤 게임을 하고 있든간에 쉽게 친구를 찾을 수 있다. 이는 또 게이머가 온라인에서 맺는 ‘사회관계’의 기본이 된다.
◇경쟁사는 어떻게=소니와 닌텐도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온라인 게임이 장차 큰 시장으로 발전할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은 수익성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인터넷 접속 어댑터 등 네트워크 게임 장비를 발매하는 등 다가올 온라인 게임시장에 상대적으로 ‘조용히’ 대비하고 있다. ‘매든 NFL 2003’ 등의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 중인 소니가 보다 적극적이다. 소니는 내년 봄 유럽에서도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온라인 게임에 가장 소극적인 닌텐도는 단 하나의 온라인 게임만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X박스 라이브의 출범으로 이들도 온라인 게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집중 vs 자율=MS는 본사에서 게임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관련 업무를 모두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소니와 닌텐도는 온라인 게임을 제공하는 개발사가 네트워크도 함께 구축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괄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게임 개발사들은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MS의 전략을 선호한다. 반면 EA 등 일부 게임 개발사들은 MS가 네트워크의 중앙 관리를 통해 고객들에 대한 접촉을 늘려나가 결국 게임 개발의 주도권을 빼앗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미래는=일반 게임과는 달리 접속료 수입이 정기적으로 들어오고 불법 복제도 무의미하다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장점이다. 인스탯/MDR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 사용자는 2006년에 1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의 시장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EA도 “200만장의 ‘매든 NFL 2003’이 팔렸지만 PS2를 통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24만명 정도”라며 “온라인 게임이 크게 성장하겠지만 그 전에 장애물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X박스 라이브가 온라인 게임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