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간에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올해들어 일본에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 보유 국가 자리를 내주었던 미국이 다시 이 자리를 탈환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시애틀에 있는 슈퍼컴퓨터 전문업체인 미국 크레이는 초당 수학적 연산처리 속도가 52.4테라플롭스에 달하는 슈퍼컴퓨터인 ‘X1’을 개발, 조만간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슈퍼컴퓨터 전문 리스트인 ‘슈퍼컴퓨터 톱 500’에 따르면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일본 NEC가 올 3월 개발해 선보인 ‘얼스 시뮬레이터’(Earth Simulator)로 이의 수학적 연산처리 능력은 초당 35.6테라플롭스다.
크레이 관계자는 ‘X1’ 슈퍼컴퓨터와 관련해 “800㎒ 크레이 프로세서 4098개를 장착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하다”며 “현재 5종의 초기 ‘X1’ 슈퍼컴퓨터가 미국 고성능 컴퓨팅연구센터와 다른 고객들이 실시한 테스트에서 통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크레이는 ‘X1’ 슈퍼컴퓨터의 최종 버전을 연말경 출시할 예정인데 250만달러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크레이측은 “이미 스페인의 국립기상연구소가 ‘X1’ 슈퍼컴퓨터를 840만달러에 주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사는 ‘X1’ 슈퍼컴퓨터 이외에도 샌디아 미국 국립연구소에 오는 2004년 제공할 초당 40테라플롭스의 슈퍼컴퓨터도 제작중인데, ‘레드 스톰’(Red Storm)이라는 명칭을 가진 이 슈퍼컴퓨터는 특히 약 1만개에 달하는 AMD의 ‘옵테론’ 프로세서를 내장할 예정이여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레이 외에도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을 비롯해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SGI 등도 역시 보다 빠른 슈퍼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들은 1초에 1000조회(1000테라플롭스)의 수학적 연산 능력을 자랑하는 페타플롭스(petaflops) 슈퍼컴퓨터 제작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크레이는 자사의 ‘X1’ 슈퍼컴퓨터가 오는 2010년이 되면 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